Chez Panisse. 셰 파니즈, 맛의 조화와 균형

Chez Panisse에 다녀왔습니다. 세계의 50대 음식점 리스트(theworlds50best.com)에 몇년째 올라있는 곳이라서(올해는 20위더군요. 작년보다 순위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우선 지나가다 메뉴만 확인하려고 했다가.. 예약도 안하고 그냥 뛰어드는 무모함을 보였습니다만, 2층의 카페는 1층 보다 훨씬 자유스런 분위기라서 쉽게 들어갈수 있었습니다.

1층과 2층이 나뉘어 있어서 2층은 좀더 활기차고 부산한 분위기이고, 1층은 더 격식있는 공간으로 예약없이는 거의 들어갈수 없다고 하더군요. 꽤나 기대를 해왔었어요. 어떤 음식이, 어떻게 나올것인지.. 과연 어떤 맛을 보여줄것인가..
메뉴가 한가지로 정해진(prix-fixe) 아래층과는 달리 약간의 선택이 가능한 카페의 메뉴중에서 고른것은..

에피타이저:
미뉴넷 소스를 곁들인 워싱턴주의 굴(Washington staet oysters on the half shell with mignonette sauce),
고등어 절임 샐러드(Pickled Sierra mackerel with spicy vegetales)
그리고 기본 가든 샐러드를..

굴은 싱싱했고(워싱턴에서 왔다는데..;) 소스는 상큼하니 좋았지만, 아페리티프를 곁들이지도 않았고.. 맛있기는 하지만, 감동 받을 맛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바로 이것부터,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절여진 고등어는 비린내가 조금도 나지 않았고 부드러웠습니다. 간도 적당했고요. 하지만, 샐러드와 곁들이니 음~~! 훌륭해요! 감탄할수 밖에 없는 맛이었거든요. 야채와 고등어의 절묘한 하모니랄까요. 조용히 웃으면서 샐러드만 먹고 있었습니다.


메인:
튀긴 폴렌타와 아스파라거스(Fried polenta and asparagus with fava beans, frisee, and gremolata),
알라스칸 할리벗과 아티초크(Alaskan halibut with farro, artichokes, and green olive-meyer lemon salsa verde)
폴렌타는 그릿이랑 비슷한건데요. 그것을 튀겼더군요. '각'이 지도록 말이예요. 어떻게 튀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안쪽의 감각의 대비가 재미있습니다. 아스파라거스가 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딱 알맞게 크림화되어있으면서도 씹으면 바삭하고 탄력이 있게 되어있더군요.

할리벗은 오븐에 구웠다고 하는데, 사진이 주장을 뒷받침해주기엔 좀 부족하지만.. 정말 부드러웠어요. 매끄럽고, 촉촉하며, 부드러운 맛이 지금까지 먹어본 할리벗중에는 최고였어요. 옆에 보리처럼 보이는것은 파로..라고 하는데, 질감이 할리벗의 부드러움과 딱 어울리더군요. 할리벗은 아슬아슬하게 소금으로 간이 되어있고, 바로가 진한 레몬맛으로 균형을 맞춰주고 있습니다.
부드러움과 탄력, 바삭함과 부드러움.. 음식 하나하나가 접시 안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접시를 핥고 싶을 정도였어요.

마지막으로 디저트는:
그랜드 마르니에 크림을 얹은 초콜렛 파베(Bittersweet chocolate pave with Grand mariner cream),
Prix Fixe 메뉴에 포함되었던 디저트인 귤과 데이츠(A bowl of Jim Churchill's Pixie tangerines and Barhi dates)를 먹었습니다.
예쁘게 담아놓았네..라고 생각한 식후과일 세트였는데, 데이츠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게 훌륭하더군요. :) 귤도 맛있었지만, 데이츠는 입에서 매끈하게 녹아내리더군요. 마치 꾸덕꾸덕한 반건조곶감을 먹는듯했어요. 
밀가루를 쓰지 않고 쌉쌀한 초콜렛을 구워 냈더군요. 머랭에 코코아를 섞어 구운듯했습니다. 그랜드 마르니에 크림과 초콜렛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부드럽고, 달콤하고 쌉쌀해요! 그랜드 마르니에 크림은 한입떠넣으면 어찔할정도로 향이 강했던 그랜드 마르니에 클로티드크림과는 달리 뒷맛에 은은하게 남도록 조절을 잘 한 묵직한 생크림이었습니다.

전체적인 인상은, 화려한 장식이라던가 기교를 부렸다기 보다는 절제와 균형을 중시한 스타일인듯해요. 1층에도 언젠간 가봐야 둘의 차이를 구분할수 있겠지만요. :) 정말 즐겁고 환상적인 저녁식사였어요.

연말쯤 미셰랑 가이드의 미국판이 나온다는데 이미 비밀리에 다녀갔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과연 몇개를 받을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자.. 다음은 4위인 프렌치 라운드리(French Laundary)를!!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추가:

미슐링(..이 맞는 표현이라고 하네요)가이드의 별이 나왔습니다. ★ .... 엘리스 워터씨는 납득했다지만, 저는 조금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세개는 아니지만, 두개정도라고 생각했거든요.

이글루스 가든 - 스타일 있는 요리사 되기

by Charlie | 2006/04/27 16:02 | -프랑스식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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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griselle at 2006/04/27 16:26
어머 멋져요. 고등어랑 할리부트라니. 생선 먹을 때가 됐나봅니다. 고등어 얘기에 홰까닥; 넘어가는... ㅡㅜ
그랑 마니에 크림... 맛나겠다.. ;ㅂ;
그런데.... 중요한게.... 가격대는 어떻게 됐나요?^^;;; (궁금궁금)

(참, 월드 50 레스토랑 사이트... 영국 것은 2위에 The Fat Duck이라는 식당이 있는데 전혀 들어보지 못한 곳이여요;;; 하카산이라든가 노부라든가 고든람세이, 세인트존 같은 곳은 전부 유명하지만... )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4/27 16:37
고등어 샐러드라니 기발하군요. 꼭 가보고 싶네요.
Commented by 하얀까마귀 at 2006/04/27 16:48
이번엔 가격대가 "세일해서 $5.99"는 아닐 것 같군요. 하지만 맛있겠네요 ^^
Commented by Nariel at 2006/04/27 18:00
꺄우우우;;;; ㅠ.ㅠ
Commented by hannah at 2006/04/27 21:52
너무나 리얼한 찰리님의 감상글을 읽자니 쇼타의 초밥을 먹고 심사위원들의 표정과 멘트가 자연스레 오버래핑되어 버렸어요 ^^
근데,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 데이츠가 우리나라의 대추인가요? 사진으로 보면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외국분들 와서 대추차가 영어로 뭐냐고 물어보면 언제나 횡설수설만 했던 터라 이 기회에 살짝 여쭤봅니다 ^^
Commented by studio6 at 2006/04/28 02:06
Chez Panisse를 다녀가셨다면... 흠흠... 그쪽에 볼일이라도 있으셨던게군요! ^^ The birthplace of california cusine... 언젠가는 1층에서도 먹어볼 날이 오겠죠... 프랑스식 세탁소는 석달 전까지만 예약을 받는 다는데 그것도 매일 전화해도 잘 안된다네요. --; 제 후배가 예약할려다가 열받아서 그만 두었다고 들었거든요...^^; 하지만 그건 둘째치고 가격의 압박이... T_T
Commented by Charlie at 2006/04/28 03:12
g/ 가격대.. French Laundry의 1/4 수준이죠. 새로 올라온 곳들도 많은데..Fat Duck은 이름이 특이해서 얼마전에 들어봤었어요. 의외로 유럽쪽은 잘 모르는곳이 많더라고요.
m/ 맛있었습니다~ :)
하/ 네에. :) 그랬다면 정말 좋았겠지만요.
N/ 후후후후후
h/ 정말 먹어봐야해요~ :) 초밥왕은 갈수록 오버가..; 대추야자가 맞을거예요. 한국의 대추는 jojoba과라고 하더군요.(호호바..이렇게 읽을거예요 아마)
s/ :) 그 악명높은 예약 시스템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지요. :) 하지만 세탁소는 가격이 일인당... 으으으.;
Commented by 루스 at 2006/04/28 03:13
대추야자... 대추향을 첨가한 야자는 아닌 것으로 압니다.
Commented by SoGuilty at 2006/04/28 04:57
.....웰빙 만세이
Commented by d4d357r033dkiD™ at 2006/04/28 08:00
이것들은... 복잡하군요.. (퍽!) ;D
Commented by Charlie at 2006/04/28 11:25
루/ 네 대추향을 첨가하지는 않았습니다. :) 하하하하~
S/ 만세이~ (?)
d/ 네.. 하지만 맛있는것을 찾는 여행은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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