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껍질 무침, 간단하게 -한국식(Korean)

수박을 사면 처음엔 좀 막막합니다. 보통사람의 머리보다 훨씬 큰 수박 한통을 혼자 처리하기엔 좀 벅차니까요. 반의 반통을 판다던가 하는일도 없고, 그렇다고 미니수박만 사먹을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그렇지만, 한통을 샀습니다. ;;;
우선 싱싱할때 잘라서 먹어주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넣어서 천천히 소비해 줍니다. 하지만, 냉장고에 넣는다고 음식이 천년만년 싱싱할리가 없잖아요? 결국.. 마르고, 맛이 변하기 전에 수박 속을 파서 냉동실에 넣어버립니다. 나중에 꺼내서 스무디나, 주스를 만들어 먹으면 되니까요. 쌀때 사서 얼려둔 딸기와 토마토 옆에 같이 넣어둔 뒤에..


이렇게 껍질이 남습니다. 이건 어떻게 할까요? 우선 얇게 저며내 볼까요?


대강 저며냈습니다. 빨간 부분은 버렸어요. 이걸 요즘 햇살이 뜨거운 날씨라 밖에 나갔다 와서 화끈화끈한 피부에 붙이면 시원~한것이(..냉장고에 들어있던거니 당연하겠지요.) 기분 좋습니다. 하지만, 제 얼굴이 아무리 넓다한들 수박 한통을 얼굴에 다 붙일수는 없는법 아니겠어요. 팔에도 붙이지만, 여전히 꽤 많은 양이 남습니다.


네.. 무쳐먹었습니다. (..뼛속까지 살림에 찌들...) 무우처럼 얇게 채쳐서 무치는게 좋겠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얼굴에 붙인다고 얇게 썰었더니 채쳤다가는 다 부서지겠더라고요. 소금을 쳐서 물기가 빠지도록 두고 양념을 만듭니다. 양념은.. 보통무침이랑 똑같아요. 고춧가루 한스픈, 마늘가루 한티스픈, 간장 한스픈 참기름 반티스픈, 설탕 한티스픈, 깨..를 넣고 섞었다가 물기가 빠진 수박껍질에 무쳤어요.
맛..이요? 솔직히 말하자면, 양념 맛입니다. 수박껍질에 무슨 특별한 맛이 있겠어요. 그랬다면 초록색 껍질만 빼고 다 먹는 음식이겠지요. :)  하지만, 그 맛없음(그냥 아무맛도 안날뿐)이 양념을 만나서, 먹을만한 반찬이 됩니다. 금방 먹어도 괜찮지만, 한두시간 지난다음에 먹으면 간이 배어들어가서 그럴듯 합니다. 무우채 무침을 먹는듯해요. 물론 물기가 훨씬 많기때문에 소금에 절여서 물기를 뺐어도 부들부들하고 순한맛이 납니다.





p.s. 이걸 "맛있게 먹기" 카테고리에 넣어도 될까("기괴"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했는데 그래도 음식인데..란 생각도 있고, 그냥 그릇에 아무렇게 담아놓고 사진찍기가 미안해서 홍고추 썬것을 올렸던것도 있고 해서 그냥 넣었습니다..

p.p.s. 다양한 식재료의 나라, 중국에선 초록색 부분도 볶아서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렇게까지는 정성이 없어서 안했습니다만, 다음에 한번 시도해 볼지도 모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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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191970 2006/07/20 16:24 # 답글

    저희 집에선 어릴 적에 많이 해먹었어요. 오이무침과 비슷하게 했는데, 그런 늙은 오이 무친 것과 거의 구분이 안됐죠. '기괴'라고 하실 거까지야.
  • sunyoungc 2006/07/20 16:37 # 답글

    와아, 수박 하얀부분을 저렇게 무쳐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나중에 여름이 되면 시도해봐야겠네요. 뼈속까지 살림에 찌들-이부분에서 심하게 웃고 갑니다 :)
  • sikh 2006/07/20 17:25 # 답글

    타로 이야기에 보면 가난한 타로가 수박 껍질 부분까지 몽땅 먹어버리는 동생들을 보며 절규하는 장면이 있지요... "니들! 그거 반찬 해서 먹어야 하는데...!"
    생각나서 그만 웃어버렸습니다... ㅜㅜ
  • has 2006/07/20 17:49 # 삭제 답글

    음식. 맞습니다
    191970님 말씀마따나 저도 어릴적 가끔 먹었습니다
    노각(늙은오잉)과 비슷합니다

    어릴적 시절이 갑자 그리워지네요
    젊은 어머니가 보고싶구요
    살아계실적 아버지도 보고싶구요
    우리 막내처럼 응석부리면 더 이뻐해주시던 미소도 보구싶구요
    누나도 보구싶구요
    모두 모두 나'를 사랑해 주셨었었는데..

    이젠 사랑해달라고 제 얼굴만 봅니다
    간간이 제 지갑도 봅니다
  • ㅎㅎㅎ 2006/07/20 18:11 # 삭제 답글

    제 어머니는 저걸로 장아찌를 만드십니다. 맛은.....절임이나 장아찌나...장아찌 양념맛이지요. 역시 전 마늘이나 양파 장아찌가 좋습니다. ^^
  • Charlie 2006/07/20 18:13 # 답글

    191970/ 해서 잘 먹었는걸요~ :)

    sunyoungc/ 아.. 계신곳은 지금 겨울이겠군요. 뼈속까지 살림..은 농담이예요. 지금 집안상태를 보면.. 도저히 그런말은 못할듯. :)

    sikh/ 아삭한 느낌이 꽤 맛있어요. 타로이야기.. 저도 봤지요.;;

    has/ 네. 음식 맞습니다. 수박을 자주 안먹어서 만들일이 별로 없긴 하지만요. 저도 어릴적 시절이 그립습니다.. 아니.. 별로 안그립군요. 생각해 보니.;
  • Charlie 2006/07/20 18:13 # 답글

    ㅎㅎㅎ/ 아 무우대신 넣어서 만들어도 되겠군요. 마늘/무/양파 장아찌는 저도 냉장고에 한통~
  • 아이스윈드 2006/07/20 19:50 # 답글

    수박잼도 맛있습니다 장기간 보관도 가능하구요
  • 보바 2006/07/20 19:56 # 답글

    저걸 썰어서 냉국을 한다는 것도 봤습니다.'ㅅ'
  • 「피닉스™」 2006/07/21 01:39 # 답글

    밸리에서 왔어요^^ 저희집에서는 수박의 껍질은 다들 안먹고 버리기엔 부피가 커서 옥상에서 말린다음에 버렸는데..멀쩡히 먹을것을 그동안 말린거군요..-_-;;
  • Charlie 2006/07/21 04:52 # 답글

    아이스윈드/ 잼도 만드는군요..끝이없는 음식의 세계!

    보바/ 냉국은 그럴듯 하네요. 오이나 무우를 쓸곳에 수박을 대체할수 있을테니까요.

    피닉스™/ 안녕하세요. :) 아니 꼭 먹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요.. ;;
  • 산왕 2006/07/21 09:58 # 답글

    음..음;; 뭔가 억지음식이라는 느낌이 조금 드는군요 ( ");;
  • Charlie 2006/07/21 10:05 # 답글

    산왕/ 그런 위험한 말씀을~! 아니 뭐 찾아서 먹을만한 맛은 아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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