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FTA, '불이야!'

사람이 가득찬 어두운 극장안에서 '불이야!'라고 소리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극단적인 예입니다. 실제로 불이나지 않는이상 해선 안되는 일이지요.)
처음에는 '응? 무슨소리야?'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방금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거든요. '무슨일일까?'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만약 동행한 사람이 있다면 "무슨일이지?" "불났다고 그러는데?"정도의 이야기를 하게 되겠지요. 누군가는 "불이래! 빨리 나가자!" 라고 할수도 있겠지요. 웅성거림은 소란함이 되고, 어느 순간 사람들은 출구를 향해-또는 출구가 있다고 생각되는쪽, 많은 사람들이 달려가는 쪽으로 달려가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장황한 서론이었습니다만.. 광우병과 FTA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음 아고라에서 온 글이라고 해서 아고라에 가서 읽어봤지요. (...)
마침 광우병, 그러니까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나 각종 부위를 먹고 걸리는 vCJD-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란 병에 대해서 물어보시는 분이 있어서 거기에 대해서 쓰고 있었거든요. 많이 자료를 모을 필요도 없었습니다.  병원이란 곳은 아주 좁아요. 현실에서의 넓이가 아니라, 이야기가 퍼져나가는 정도를 봐서 하는 말입니다. 만약 광우병에 걸린 환자가 들어왔다고 하면 그 날안에 그 이야기가 캘리포니아에 있는 전 병원에 퍼져나가게 됩니다. 제가 지금까지 몇명의 광우병-그러니까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고 vCJD에 걸린-환자를 보거나, 이야기를 들었을것 같나요? 한명입니다. 딱 한명이요. 영국에서 살때 걸렸을거라고 의심되는 단 한명의 환자입니다.



몇 년 전인가... 한 20년 전의 이야기일 것이다. 영국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영국 소들이 픽픽 쓰러지는 현상을 보였는데, 알고보니 그 소들은 광우병에 걸린 소들이었다. 영국에서는 광우병에 관한 사전 지식이 없으므로, 별 대단치 않은 그냥 소들만 걸리면 병이라고만 생각하였고, 곧 공포에 떨고 있는 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장관이 직접 나와서 딸과 함께 광우병 소고기를 시식하였다.

그 후, 일 년뒤, 영국 사람들은 하나 둘씩 미쳐가기 시작했다. 한해에 100명도 넘는 사람들이 광우병으로 목숨을 잃어갔다. 사태는 점점 심각하여 지금은 광우병으로 사망한 사람이 몇만명을 돌파하였다 한다. 뒤늦게서야 영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광우병 소고기를 모두 폐기 처분하였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었다. 이미 광우병은 전염병으로 떠돌게 되었다. 즉, 제2의 에이즈로 불리고 만 것이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일년에 백여명씩 죽어나간다는군요. 사망자가 몇만명이 나왔다고까지 합니다. 아니 영국이 그정도로 끔찍한 동네란 말인가!..라고 생각해서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도데체 그 이야기는 어디서 나왔을까요?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전 세계에서 이 병에 걸린 사람의 수는 153명입니다. 그리고 그중 143건이 영국에서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2004년까지인가가 170건(그중에서 영국이 160건)이라고 하는군요. 아마 이것이겠지요. 일년에 백여명이라는 수치는..
간단한 산수를 해볼까요? 세계인구가 50억이라고 하고, 지난 10년 사이의 감염자수가 170명이라고 합시다. 감염될 확율은 얼마일까요? 좀 지나치게 적어보이나요? 확율을 좀더 높여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생긴 감염자수를 10명이라고 해보지요(지금까지 4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최근 30년 사이에 말입니다. 그리고 그 중 2명은 영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었고요.) 미국의 인구는 얼마전 3억이 되었습니다.몇%인가요?
그리고 광우병은 전염병이 아닙니다.(적어도 아직까지는 전염된다는 어떤 결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오염된 고기/각종부위를 먹고 걸린다고 하면 그건 '전염병'이 아니지요. 식중독이 전염병이 아닌것과 똑같습니다..;

이렇게 쓰면, 이 자료를 어떻게 믿을수 있나, 힘있는 미국에서 다 조작한 자료가 아닌가!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네, 모릅니다. 혹시 미국내에서 광우병-그러니까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고 vCJD에...-환자가 생기면 쥐도새도 모르게 검은 양복입은 사람들에게 끌려 사라지고 그것을 밝히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의 운명을 맞았을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다음 아고라같은 곳에 저런 글을 올리는 용기있는 사람들은 그 거대음모에 목숨을 걸고 대항하는 사람들인것이지요. :)  다들 창밖은 확인해 보셨나요? 검은 양복입은 사람들이 보이지는 않나요?
한국에 억하심정이 있어서 다들 vCJD에나 걸려버려라!라고 소고기 수입을 요구하는게 아닙니다. 이윤을 높이기 위함이지요. 고기 소비가 늘어나면 수요가 늘어나는거니까 가격이 오르게 되거든요. 그리고 장사에서 중요한것은 '한방'이 아니라, '평생 고객'인 것입니다. 이윤에 미쳐서 로비를 통해 소고기 수입을 강요하고 있다고 보도되는(실제로 로비가 있습니다) 미국 낙농업 협회에서 한두해만 장사하고 싶을까요. 아니면 오래 장사하고 싶을까요?


다시 맨 첫줄로 돌아가서...

어두운 극장안에서 좁은 출구밖까지의 전력 달리기를 아무도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끝낸 극장 안의 사람들은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영화를 마저 즐기기 위해 다시 극장안으로 들어가겠지요.

과연 그럴 수 있을까요?  정말?






p.s. 글이 많이 까칠한 이유는, 소고기의 아시아쪽 수출증가가 시작되고 앞으로 또 증가할것으로 예상되어서 이곳 고기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흑.

추가:
인간에게 전염되는 광우병은 위험한 병이 맞습니다. 하지만 희귀한 병도 맞습니다. '걸리면 약도 없이 다 죽는 병' 참 자극적이고 눈이 확 끌리는 소재입니다만.. 생체위험 레벨4짜리  이볼라를 예로 들어볼까요. 잠복기도 짧고 전염성도 무서울정도로 높은 이 병을 막기위해 해외에서 들어오는 사람의 출입을 다 막는건 어떨까요?  

by Charlie | 2006/09/22 18:44 | 몸과 건강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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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措大 at 2006/09/22 19:13
좀 더 넓은 분야로 확대하면 다양한 이슈에 적용될 수 있겠군요. (하지만 이런 냉정한 평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 거라는 거. 단순한 캐치프레이즈와 센세이셔널한 전망만큼 잘 먹히는게 있겠어요?)

추신에 대해서는 (...) 미국이 어떤 기대를 하더라도, 이미 이미지가 너무 나빠져서 수입육 중에서도 그다지 경쟁이 될 거 같진 않아요.
Commented by RyuRing at 2006/09/22 21:02
저도 미국 소고기가 수입된다고 할지라도 급식업체나 식당이 아니라면 가정에서는 수입 소고기를 사먹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게되면 정부가 안팔리는 만큼을 물어줘야하는 건가요..? ;ㅅ;
Commented by Charlie at 2006/09/23 08:19
措大/ 그렇지요..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와 합치면 더 재미있어집니다만, 우리의 마을사람들은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려있기도 하고 양치기소년, 소치기소년, 염소치기소년, 닭치기소년..등등이 돌아가면서 소리치기때문에..

RyuRing/ 누군가는 그 비용을 짊어지게 되겠지요. 그리고 설마 안팔릴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건'이 생기지 않는다면요.;
Commented by 벨메일 at 2006/09/23 10:01
광우병에 걸려서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소도 청정지역™ 캐나다에서 사온 거였다는 걸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뭐..먹기 싫으면 먹지 말아야죠. 어차피 한국에서 팔리는 수입냉동육은 맛도 엄청 없으니깐.
Commented by 벨메일 at 2006/09/23 10:05
그건 그렇고, 사람들...살코기 고기로는 광우병 프레온이 사람한테 전이되지 않는다는 걸 도데체 알고서나 박박 세우는건지?
Commented by Charlie at 2006/09/23 16:37
그렇게 맛없어요? ;; 어차피 달고 강한 양념을 해서 고기맛은 별로 상관없는 요리들 뿐이어서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이미 불났다고 열심히 소리를 지르고 사람들이 패닉에 빠지고 있는 동안에는 무슨말을 해도 소용이 없을듯해요.. 더 안좋은 말도 하고 싶지만.. 뭐..
Commented by jsoo at 2006/09/23 16:48
헉! 한명이지만 실제로 보셨군요..한동안 소,닭,돼지 모두 먹어선 안되는 것처럼 떠들썩 할때가 있었죠..심지어 계란까지..그때도 살코기는 괜찮다고해서 조심스레 살피고 따져서 조금씩 사먹었지만...영 찜찜했어요..그런데 지금은? 수입도 수입이지만 한우도 믿을 수 없는건 마찬 가지 아닌가요? 요즘은 수입고기랑 국산을 섞어서 팔기도 한다는... 한국은 일부 돈을 위해서라면 먹는거 가지고 장난 하는 정도는 쉽게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더 무섭습니다..--;;
Commented by jsoo at 2006/09/23 16:57
글구 수입은 소, 돼지 막론하고 잘못사면 묵은지랑 먹어도 냄새나서 못먹을 수 있답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6/09/24 10:26
jsoo/ 야채도 마찬가지지요. 요즘 환경호르몬때문에 또 떠들썩하더군요. :) 냄새가 그렇게 나나요..; 마늘/대파 써도 그래요? ;
Commented by ㅎㅎㅎ at 2006/09/26 21:26
마늘, 대파에 생강과 후추를 추가해서 요리해도 냄새날 때가 있답니다. 특별히 나쁜 누린내가 나지 않더라도 민감한 사람은 귀신같이 수입육이란 걸 알더군요. 그래도 대부분의 냉장육들은 그 정돈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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