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할수 없는 쌀국수.

쌀국수(Pho)는 참 편한음식입니다. 부담없는 가격, 넉넉한 양, 못해도 기본은 하는(..언제나는 아니지만..) 맛을 갖춘 음식이 그리 많지 않지요. 배고프고 지쳤을때 빨리 나오는 쌀국수를 앞에 놓고 세상이 이 그릇 하나로 줄어드는것을 느끼며 정신없이 먹어치우다 보면 점점 따뜻함이 뱃속을 채우는것을 느껴요. 그릇이 비어가면서 세상이 점점 확대되어 주변의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오면 $5정도를 내고 다시 바깥세상으로 돌아갈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그 자그마한 그릇안의 세상이 저를 분노하게 할때가 있어요.

어쩌다 들리곤 했지만, 이제는 가지 않을 베트남 음식점에서 쌀국수 한그릇 시켰습니다. 건너편의 새우볶음은 고만고만한 맛이었지요. 적당히 조미료도 쓰고 특별히 맛있다라던가 못먹겠다의 수준이 아닌, 딱 적당한 맛.. 그래서 이곳에 가끔씩 들리고 했었지요.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맛.. 그이상의 것을 바라지는 않아요.
하지만.. 제 앞의 쌀국수는....

얼핏 보기에는 푸짐한 고기와 만두, 야채가 들어간 쌀국수로 보입니다. 아, 면은 계란국수입니다. 반죽에 계란을 써서 좀더 쫄깃해요. 국물이 좀 탁해보이긴 했지만, 그러려니 했어요. 그리고, 한젓가락 들어서 먹었습니다.
....
면을 삶다가 말았더군요.
이건 지나치게 삶아서 불어터진 면보다 더 나빠요. 그 끈적한 느낌이라니.. 국물이 왜 탁한지 알게됬지요. 면을 제대로 삶지 않고 뜨거운 물에 그냥 담그어서 휘저은 다음 꺼냈던 거예요. 눅눅해지는 국수에 뜨거운 국물을 부어서 내놓으니 당연했겠지요.
물론, 실수가 있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응은 더 실망스러웠어요. 서버분을 불러서 설명했더니 저를 보고는 '그럼 면을 바꿔드릴까요?'라고 물어보시더군요. 그게 물어봐야할 문제였던가요..; 그럼, 삶기지 않은 면을 그냥 다 먹을까요? 그리고 바꿔온 국수는 예상했던대로.. 저 국수에서 국물을 다른 그릇에 덜어놓고, 새로 삶은 면을 새그릇에 넣은 다음, 원래 국물을 다시 부어서 가져왔더군요.

안녕히, 그동안 잘 먹었어요.
So long, thanks for all the pho.

 

by Charlie | 2006/11/14 00:23 | -베트남식(Vietnam) | 트랙백 | 덧글(13)

트랙백 주소 : http://ghestalt.egloos.com/tb/281543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DD at 2006/11/14 00:28
여러가지 추억이 서린 냉면집이 있어요. 오래간만에 가슴두근거리며 갔다가, 냉면그릇과 무짠지그릇에서 각각 머리카락이 하나씩 나와준 뒤로 다시는 안가게 되었습니다.
그쪽에서야 워낙 많은 사람들을 대하니 가뭄 콩나듯 오는 사람 하나 끊기는거 그러려니 하겠지만, 좋아하는 식당을 하나 잃는 건 정말 아쉬워요.
Commented by 서미돌 at 2006/11/14 00:30
잘못된 음식도 음식이지만,클레임 후 대응이 분노의 썸머솔트킥감이네요...기분 많이 상하셨을듯.저같으면 매니저불러서 아주그냥 ..혼을 내줬을텐데요!!
Commented by 마음비우기 at 2006/11/14 00:36
죄송하단 말도 하지 않던가요? ...
'면을 바꿔드릴까요'란 말도 어이가 없군요. 쌀국수 좋아하는데 그 식당 가게될까 겁나네요.
Commented by 시아리스 at 2006/11/14 00:41
언젠가 모 스파게티 전문점에서... 마늘바게트를 시켰다가, 곰팡이가 슬은 빵을 내오더군요 -ㅅ-; 저도 점원을 불러서 설명을 했더니, '빵 바꿔드릴까요?' 하고 묻더라는.... 그 이후로 다신 안간답니다;;;(게다가 바꿔온 빵이란.... 곰팡이가 슬어있던 바게트조각만 빼고 다른 조각을 끼워놨더군요 --)
Commented by 치오네 at 2006/11/14 00:41
앗, 정말 그럴 때 화나죠. 음식이 잘못 나올 수는 있지만, 그 후의 대응이 그러면...... 정말 기분 상하셨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조나단 at 2006/11/14 00:55
우연이군요. 저도 오늘 덜 삶아진 포를 먹었습니다. 게다가 가게가 공사중...뭐 서비스로 (면 덜 익은 거 말고 공사중에 대한) 콜라 얻어마시긴 했습니다만... -ㅂ-
Commented by mintcondtn at 2006/11/14 05:18
와... 심하다.. 덜 익은 면 저도 경험했어요 핏짜리아에 카펠리니 마리나라 시켰다가 물에 잠깐 담궜다 건져진듯한 딱딱한 파스타루 토마토 소스를 얹어서 주더라구요 아 놔--; 다시만들어 달래면 주방에서 침뱉구 드러운짓할것같은 불안함도 있고해서 기양 불평안하구 나오구 다시는 안가요 ^^ 나중에 보니까 몇달후에 식당문 닫았더군요 +_+
Commented by Charlie at 2006/11/14 05:31
DD/ 안좋은 경험이 있었을때, 여러가지 반응이 나오지만.. 이가게는 그런것들을 무시하고/참고 계속 다닐만한 장점이 없었거든요.; 안된 일이지요. 사실 서비스보다도 중요한것은 '음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서미돌/ 체인점도 아니고 개인이 하는 음식점이었는데다가 별로 신경쓰시지 않는 눈치여서 그만 뒀었어요. :)

마음비우기/ 당연히 바꿔줘야 하는건데 마치 저나 가게에 다른 옵션이 있는것처럼 물어본게 기분이 안좋았었지요. ;;

시아리스/ 울고싶은 아이 뺨때려주는 경우랄까요. :) 말한마디로 천냥빛을 값는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닐텐데 말입니다. ;;

치오네/ 네 실수는 할수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는가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나단/ 저런.. 좋은 우연이 아니라, 안좋은 우연이었군요.; 그래도 콜라 서비스를 받으셨으니 다행입니다. :)

mintcondtn/ 침뱉는건 그나마 양반이지요.. 가끔 다른것(...)을 뿌리는 사람들을 보면 감탄까지.;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거기까지)
Commented by byontae at 2006/11/14 08:54
안그래도 오늘 월요일이라 근처 단골집들이 다 문을 닫아서 아무 무난해 보이는 중국집에 들어가서 duck이랑 crispy pork랑 오징어 튀김같은걸 몇개 시켰는데 다른 집에 양은 반에 돈은 두배로 받아먹더군요. 게다가 sweat and sour 소스가 sour하기만 한 낭패스런 상황. 음식에 낚이는것 만큼 기분 나쁜일도 참 드물죠.
Commented by 현재진행형 at 2006/11/14 13:56
질이 일정치 않은 레스토랑, 서버의 태도가 불량한 레스토랑 ......... - -;;; 개인적으로 최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저 돼지고기, 웬지 적색색소 5번삘이 나네요..... (겉이 빨개요! 그 무시무시한 중국햄같습니다! *_*;;;; )
Commented by Charlie at 2006/11/15 17:49
byontae/ 가끔 제대로된 음식이 그리울때 당하면 데미지x2 ;;;

현재진행형/ 네.. 나빠요~ 맞습니다. 바베큐 돼지고기의 적색색소5번! :)
Commented at 2008/08/23 19:24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8/23 19:25
비공개 덧글입니다.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