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된 자료의 신빙성, 심해 새우의 예. Food for thought

리포트를 쓸때 인용한 자료들은 반드시 어디서 인용했나 출처를 명시하게 됩니다. 그래서 뭔가 쓰려고 하면 각종 저널과 리포트 학술서적들을 뒤져야 하지요. 그런데.. 최근들어 인터넷에서 인용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 뒤로, 부쩍 많이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있습니다.
가끔 자료들을 읽다보면, 글쓴이가 '다른'자료에서 인용한 것들이 '먹음직'스러워 보일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인용을 가져와서 쓰는 경우들이 많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그건 잘못된 일이예요. 왜그런지 아세요?
어떻게 A란 저자가 자기의 글에서 인용한 B라는 저자의 자료를 그대로 믿을수가 있을까요? 보통의 경우에는 맞습니다만.. 저자 A가 고의로 저자 B의 자료를 조작해서 자기의 논문에 사용하지 않았다고해도..(실제로 이런 경우들을 봅니다.) 인용된 자료는 저자 A가 자신의 논문을 쓰기 위해서 가져온 자료거든요. 사실 저자 B는 자신의 논문에서 다른 이야기를 했었거나, 저자 A가 실수로 확실한 인용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부분만 떼오는것의 위험성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이 이야기 역시 전에 부분만 써두었다가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포스팅하려고 했는데, 마침 재미있는 포스팅과 뉴스를 봤습니다.

어느 블로그에서 영국의 The Times에서 발표한 내용에 대해서 포스팅 했었는데, 거기에 따르면 섭씨 407도의 물을 내뿜는 심해의 열수구 근처에서 서식하는 새우가 있다!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새우의 단백질이 어떻게 익지 않는지는 연구가 필요하다..라는 내용에 잠시 멈칫 했습니다.. 섭씨 407도라고 하면, 나무나 숯의 발화점입니다.. 단백질이 익지 않는가에 대해 놀라워할게 아니라, 탄화하지 않는것에 놀라워 해야할듯 하거든요.
그래서 원문을 찾아보았습니다.

Among the most astonishing discoveries is a shrimp living within inches of the hottest water yet found at the bottom of the oceans. The animals live on a thermal vent at the equatorial floor of the Atlantic Ocean that spews out water and a soup of heavy metals heated to 407C (765F) — more than hot enough to melt lead.

The shrimps dependent on the vent live in a narrow band of water at 60C (140F) and because of swirling currents are frequently washed with water at 80C (176F) or hotter.


파란부분이 그 열수구 근처의 온도가 섭씨 407도라는것과 그 근처에서 이 심해 새우가 산다는 부분이고, 그 아래 빨간색 부분이 이 새우들이 사는 온도대는 섭씨 60도정도의 바닷물층이며, 가끔씩 뜨거운 해류가 올라와 섭씨 80도나 그 이상 올라가기도 한다라는 내용이지요.
이 기사를.. 여러 포탈에서는

뜨거운 물과 중금속을 내뿜는 이 배출구의 온도는 섭씨 407도로 지금까지 기록된 것 중에서 최고의 온도. 그런데 이 뜨거운 열수구 근처를 새우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번에 확인된 열수구 주변은 깜깜할 뿐 아니라 최저 빙점에 가까운 2도에서 최고 온도 80도 이상의 수온대가 몇 센티미터 안에 분포되어 있는데, 로이터 통신의 경우 화성이나 금성만큼이나 척박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화제의 새우는 빙점에서 거의 끓는 물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는 것이다.


이렇게 해석해서 붙여놓았습니다. 정작 중요한 부분을 빼놓았군요. 그리고, 새우가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만.. 기자분의 재량으로 집어넣으신듯하군요. 아주 틀린 말을 써놓지도 않았지만, 확실한 말을 적어놓은것도 아니지요.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빼놓으면서 오독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시기는 한 걸까요?

보는 모든것을 다 의심하라..고 말씀드리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가끔씩 뭔가 말이 안된다 싶은것은 한번쯤 의심을 가져보도록 하자고요. :) 이렇게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서는 잘못된 정보를 볼 확율도 늘어나지만, 그것을 확인해 볼수 있는 자료도 충분하니까요.





출처
The Times online
Nate.com

 

덧글

  • guss 2006/12/19 19:27 # 답글

    요즘은 해외 관련 뉴스의 경우 원문을 꼭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꽤 많아요.
  • 잠본이 2006/12/19 19:57 # 답글

    사실관계 면에서는 같은 소식에 대해 전혀 다른 논조로 얘기하는 경우도 있어서 크로스체크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죠.
  • 바람사슴 2006/12/19 20:07 # 답글

    요즘 인터넷을 보면 굳이 해외관련 뉴스가 아니라 해도 사실을 "덜"전하거나 "더" 전해서 생기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같아요.특히 조회수에 연연하는 곳은 더욱더 심해지구요
  • byontae 2006/12/19 20:28 # 답글

    저도 그 기사 읽어보고 장난하나 싶었지요.
    정말 '상식을 믿지 않겠는가'
    물론 60도에서 새우 정도의 multicellular organism이 살아남는다는것이 꽤 놀라운 일이고 상당히 중요한 발견이기는 합니다만.
  • 남권우 2006/12/19 22:08 # 답글

    정보의 양이 많아지면서 정보 하나 하나에 무게를 잘 두지 않게 되는 일이 많은 거 같습니다.
  • 기형z 2006/12/19 22:45 # 답글

    어릴때 다큐멘터리에서 저 새우가 실수로 열수구로 들어가 죽을때도 많이 있다고 했었는데..
    그때는 옆에 앉아서 익은 새우 하나씩 까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지요..ㅎ
  • intherye 2006/12/20 00:39 # 답글

    살짝 데치는 걸로는 안 죽는 새우?
    맛있을까요?
  • Beatriz 2006/12/20 04:26 # 답글

    이중인용이 될 때 실제로 아카데믹 텍스트에서는 *** cited by ### 하면서 secondary reference의 출처를 밝히게 되어 있지요. 이 경우에는 더이상 번역이 문제가 아니게 되었군요;;; (기자시험에서는 대체 뭘 물어보는 걸까요;)
  • 자희 2006/12/20 11:01 # 답글

    오해가 발생하는 근원에 대해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포스트로군요..
    정보가 많다 못해 범람하는 시대라서, 아이러니한 현상이 많이 일어납니다.
    그렇잖아도 평소에 저런 기사들 보면서 미심쩍은 기분에 원문을 보면
    번역된 내용과 원문이 완전히 엇갈리거나 옆길로 새는 경우도 흔하더라고요.
  • Clio 2006/12/20 14:56 # 답글

    인용했다는 사실을 밝히기라도 하면 다행입니다. 그나마 원문을 찾아 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다른 사람이 한 잘못된 이야기를 자신의 것처럼 그럴싸하게 퍼다 놓는 경우도 많으니 걱정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 Charlie 2006/12/20 20:01 # 답글

    guss/ 그냥 전반적인 뉴스 자체에 대한 불신만 늘어가고 있습니다. :)

    잠본이/ '사실'만을 말하는 뉴스를 본지도 오래되었군요. 다들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어서 뉴스는 실종되고 사설만 난무하는듯해요.

    바람사슴/ 인터넷 뉴스는 내용보다 선정적인 제목을 뽑는데 주력하는것 같지요? :)

    byontae/ 설마 insulate되있지는 않을테고, 몸이 익는게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라던가 신체대사가 60-80도에서 이루어진다는게.. 정말 말씀대로 단세포도 아니고 다세포 생물이 저런걸 할수있다는게 놀랍더군요.

    남권우/ 새로운 의미의 정보통제..라고 생각하기엔 피해망상이겠지만, 점점더 사람들을 정보에서 멀리하게 하는듯합니다..

    기형z/ 과연 맛이 있을지는.. 그것보다 '중금속'이란 말이 너무 무서워요~

    intherye/ 그렇다면 구워먹으면 되겠...우선 맛을 봐야겠죠? (....)

    Beatriz/ 하지만 secondary reference를 표시하는것보다 그냥 그 논문의 리퍼런스를 뒤져서 더 폭넓은 리서치를 한것처럼 보이고 싶어하는 유혹이 크지요.. secondary reference를 본적이 극히 드믈거든요.;
    기자시험은..;;; 그런걸 보는지도 의문입니다..;;

    자희/ 그런것을 위한 기자들인데, 독자가 수고스럽게 그런일까지 해야된다는것이 한심스런 노릇이지요. 꼭 과학부 기자가 아니더라도.. 저런건 상식이라고 믿고 싶은데 말입니다..;

    Clio/ 그러게요. 최소한 어디서 나왔다고 말해줘서 찾는 수고가 줄었거든요. :) 말씀하신 이야기는 최근 여러군데에서 문제가 되고 있더군요..;;
  • daewonyoon 2006/12/21 13:09 # 답글

    우리나라 언론들의 과학기사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과학기사는 어차피 일반인은 잘 모르는 것이고, 일반인에게 얼마나 "흥미롭게" 보여지느냐를 기준으로 기사가 되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것 같아요. 이런 기본인식하에서 기사내용에 대한 확인은 부차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겠죠. 안타깝습니다.
  • Charlie 2006/12/22 08:26 # 답글

    daewonyoon/ 과학전문인 기자가 별로 없는 듯하더라고요. 주로 경제라던가 사회 전문 기자들이 쓰는듯하더군요. (뭐 그분들이 경제나 사회에 대해서 제대로 쓰시는가는 또 다른문제지만요) 별로 독자들의 의견이 반영되는것 같지도 않고...휴...
  • 벨메일 2006/12/22 08:46 # 답글

    아스파라긴산을 아스코르빈산으로 착각하는 자칭 전문기자양반도 있던데요 뭐. 별 기대도 안하고 읽어도 안봅니다;;
  • Charlie 2006/12/22 08:59 # 답글

    과학트랙백까지 생긴 마당에 열심히 과학에 대한 글들을 올려볼까요? :) 결국 이런 조그만 글들이 모여서 언젠가는 변화를 이룰수 있을지도요. ....
    아니.. 제글이 뭐 대단하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생각해 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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