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잘못인가요? Food for thought

역시 먹을것의 힘은 위대하군요.
모 도넛회사에 대한 내부자 고발에 대한 내용이 인터넷을 돌게 되고 그 회사에서는 상식적인 대응-반박, 해명, 또는 사과같은 입장 표명-을 하는 대신 블로그들에 오른 글에 '명예훼손'이란 이름으로 삭제를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도 아니지요. 비슷한 경우야 계속 있어 왔으니까요.
그런데.. 재미있는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하더군요. 이글루스, 네이버, 엠파스 같은 가입형 블로그 서비스의 경우에 개인에게 삭제 요구가 가는 대신, 각각의 서비스 제공자에게 가서 관리자가 사용자에게 글의 삭제를 권고하기 시작한 거예요. 제가 다시 설명할 필요도 없을정도로 잘 알고 계시겠지요.

자.. 그럼 이건 누구의 잘못일까요?

아니, 자기 생각을 말할 권리도 없단 말인가요? 물론 그 말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져야 하지만 저정도라니..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만, 한국에서 명예훼손과 개인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기형z님의 블로그에서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중요한 부분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헌법상의 명예훼손에 대한 부분의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헌번의 명예훼손은 누군가가 다른 누군가에 대해 기분 나쁜 말을 했을 경우에 그것의 진실성의 여부에 상관없이 명예훼손 죄가 성립된다. (누군가는 사람이나 기업, 언론 등 모든 것을 의미하며, 나쁜 말이란 객관적으로 봤을 때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상대방이 기분나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말을 의미한다.) 이는 미국 헌번에서 정의하는 명예훼손(누군가가 한말이 허위라 할지라도 비판 대상이 유명하거나 공공성이 있을 경우네는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 물론, 사실이라면 어떤 대상이라도 비판 가능하다.)과 사뭇 다르다. 즉, 한국에서는 다른 사람, 기업 등에 대해서 평가를 하거나 비판을 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 vs. 명예훼손, KKHSOFT, 기형z)


과연, 여기와는 다르군요. 말하고 싶은것에 대한 제약이 참 심하겠어요. 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글을 찾아봤는데,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거나,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이며...'(사이버 명예훼손에 대한 소고, 정완 법학박사) 비슷한 내용이더군요. 같은 글에서는 처벌에 대한 항목이 있더군요. 진실일 경우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이하의 벌금, 거짓일 경우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로군요. 무섭습니다. 고의로 악의가 담긴 글이나 덧글을 다는 분들의 용기가 존경스러울 정도로군요. :)

자.. 그럼 다시 원래의 문제로 돌아가서.. 가입형 블로그들에 '명예훼손'으로 가입자의 글을 제한해 달라는 요구가 들어왔을 경우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아니면 관리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블로그를 운영하는 개개인에게 명예훼손으로 신고가 들어온다면 어떻게 반응하실건가요? 뭔가 문제가 생길때마다 노--(삐)탓이라던가 S--(삐)탓이라고 말하기 전에, 무조건 이글루만 비난하기전에 잠깐만 생각해 보자고요.

진실을 위해서라면 피해를 감수하고라도 해야할 말, 일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믿는것을 위해 고난에 좌절하지 않고 앞을 향해 나가는 사람은 훌륭합니다만.. '진실일 경우, 2년 이하/500만원, 거짓일 경우 5년 이하 1000만원' 은 약한 고난은 아니로군요.

사건의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 근래 사이트들과 블로그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인간 파도를 보는듯합니다. 왜.. 경기장 같은곳에서 파도치듯 일어났다 앉는것 있잖아요? :) 손에 든 돌을 버리란 이야기는 아닙니다. 잘못된것은 고쳐져야 하지요.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감자들을 기억해 보자고요. 신중하게 기다려 봅시다.
 


세줄 요약..할까요? :)

추가합니다:
캘리포니아에도 예전엔 모 도넛 가게가 몇개 있었습니다만, 다른 문제가 생긴것이 아니라 매장수가 적어서 광고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철수한적이 있지요. 그 도넛가게들은 장비와 함께 개인이 인수해서 각자의 이름을 달고 그런데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조류독감 파동때, 쓰레기 만두사건때가 기억나는군요.. 어땠나요? 


덧글

  • Sang 2007/05/01 12:08 # 답글

    악법도 법이라지만, "진실일 경우에도"처벌을 받는다는건 뭔가 어폐가 있어보입니다;;;;;
  • 에린 2007/05/01 12:15 # 답글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셨군요.'ㅂ'd
  • Charlie 2007/05/01 12:16 # 답글

    sang/ 그러게요. :) 하지만 그런법으로 보호받을수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최근의 사진 유출건도 '진실'을 알린다라는 숭고한 목적으로 계속 유포되고 있잖아요. :) 법은 참 어렵습니다.. 결국 문제는 사람인걸까요?

    에린/ 같은 생각이셨나요? :) 비난받을거라 생각하고 올렸는데요..;
  • 에린 2007/05/01 12:19 # 답글

    비난받을 내용은 없는걸요.'ㅅ' 그리고 아직 어느 쪽인 진실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고 증거라고 나온 것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걸요. 그러니 어느 편을 들기에는 시기가 이르다고 생각해요. 어떻게든 정리된 다음에 화를 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현재는 이 탓 저 탓 하면서 너무 오버하는 경향이 있어요, 사람들이.
  • d4d357r033dkiD™ 2007/05/01 12:27 # 답글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 원칙을 반영한 조항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한국식 [디케의 여신]™은 두 눈 멀쩡하게 뜨고 있다는 주지의 사실을 고려할때, 이래저래 동방예의지국™이라서 그런가 보다 ...라는 쪽으로 기울게 되는군요. >;D
  • 기형z 2007/05/01 12:41 # 답글

    글 잘 읽었어요.. 더 잘 정리해 주셨네요^^ㅎ
  • 에버마인드 2007/05/01 13:12 # 답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출판물'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즉석에서 입 밖에 내어 말하는 행위' 외의 모든 방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신문 방송 기타 인터넷 상의 댓글 등도 여기 포함되는 것으로 압니다)'에 있어서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가 죄가 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소가 필요합니다. 즉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 없이 오로지 공공의 안전과 복리를 위하여 '출판물'을 통해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우리나라 형법으로도 죄가 되지 않지요.
    D사와 관련해서는.. 글쎄요.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재판관더러 판단하라고 맡기기 전에, 다들 자기 머리에 손을 얹고 한번씩 스스로 판단해보면 어떨까 싶군요.;
  • 이안。. 2007/05/01 13:20 # 답글

    한국도 공공의 이익과 관련이 있을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규정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가장 큰 문제는 사실 확인 없이 부화뇌동하는 분위기가 아닐까 하네요.
    D사측의 말대로 악의적인 루머일 가능성도 있는거니까요.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 밝혀져도, 그런 소문은 결국 urban legend의 탈을 쓰고 영원히 떠돌게 되니, 업체측에서는 막으려고 노력하는거지요.
  • isanghee 2007/05/01 13:23 # 삭제 답글

    역시 뭐든지 시스템이 잘 정비되어 있어야 하겠네요.
  • IWBJ™ 2007/05/01 13:52 # 답글

    한국에서도 명예훼손에 관한 미국의 이론을 적용한 사례가 없지는 않습니다만...어디까지나 강학상으로만 본 거라 실무는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군요.
  • 산왕 2007/05/01 15:22 # 답글

    던킨 도넛 나쁘대요~라는 글 바로 다음에 오늘 던킨 먹었어요~글이 있기에 재미있어 포스팅한 것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경고를 받고 재미있어서 포스팅했습니다. 덧글들 보니 재미있게 생각했던 게 좀 이상해지긴 했어요;
  • 카시아파 2007/05/01 15:26 # 답글

    ......사실이라고 해서 말해도 된다면......사회적 편견에 시달릴 수 있는 소지의 과거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떨어야 하지 않을까요.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규정도 사실 여러 모로 애매할 수도 있고요. "악의를 가지고"라는 것도 애매한 기준이죠. 인천 여학생 사진 유포 사건도 정의감에 불탄 몇몇 행자들이 왜곡된 의협심으로 사적 집행을 한 사건 아니겠어요.

    여러 문제가 터졌을 때 대기업의 태도와 대처를 보면 정말 화가 나는 건 사실이지만, 사실이라 해도 당사자에게 상처를 남길 수 있는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d사의 행동은 잘못이라는 점에는 동의합니다. 헛소문이라면 헛소문이라는 것을 증빙할 수 있는 것을 제시하거나, 혹은 아직 증거는 부족하나 사실은 이렇하다 정도의 발표문을 내야죠. 사실이라면 사과문을 내던가. 아무 것도 없이 무조건 입 틀어막자로 나간다는 건 오히려 의혹을 더하는 건데....d사 내에 m사에서 파견한 스파이가 마케팅을 맡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드네요. ^^
  • 공상플러스 2007/05/01 16:55 # 삭제 답글

    설마 이 일때문인가요??
    http://docs.google.com/Doc?id=dfnxztj9_26hh2h6
  • Charlie 2007/05/01 17:19 # 답글

    에린/ 제대로 된 문제제기나 진지한 글보다는 단순히 돌을 던지고 싶어해서 던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말이예요. 동조하지 않으면 너도 적이다! 라는 논리를 너무 많이 봐왔거든요. :) 물론, 저는 그것말고도 다른 이유가 더 있습니다..;

    d4d357r033dkiD™/ '무죄가 증명되더라도 유죄'라는 재미있는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 있고, 그것에 동조하고 묵인하는 사람들도 있는 마당인걸요. :D

    기형z/ 제가 다시 읽어봐도 한숨이 나옵니다.. 작문교실이라도 다닐까봐요. ;

    에버마인드/ '죄없는자 돌로 쳐라!'인가요? :) 밸리는 점점 재미있어지고 있더라고요.

    이안../ 위에서 다른분께 드린 말씀이지만.. 돌을 던지는것, 무리에 섞여서 '우리가 정의다!'라는 힘에 취한 것들이 너무 많거든요.....

    isanghee/ 시스템도 그렇지만 그 시스템 안에 있는 구성원들도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IWBJ™/ 어떤 경우였었나요? 그 결과가 이런 케이스들에 얼마만큼 반영이 될지는 모르지만, 소송이란건 이기던 지던 너무 소모적이더라고요..

    산왕/ 아니 산왕님 글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 어디까지나, 이런일이 생기면 부화뇌동하는 무리들과 '싸움났다! 구경가서 한판하자!'라는 무리들이 좀 듣고 생각해달라는 글이지만.. 뉴스밸리에라도 트랙백할걸 그랬나봐요. :)

    카시아파/ 네. 그것때문에 저 법조항에 '진실을 적시했을때....'가 들어갔겠지요. 무고한 사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요.. 왜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스스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지 궁금합니다만.. 의심하기 시작하면 한이 없으니까 그만두기로 했어요. :)

    공상플러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이번의 사건이 큰 비중을 차지하긴 하지만, 이런 논쟁과 그런 논쟁에 의례히 따라나오는 쓰레기 더미에 대한 불만이랄까요. :)

  • 하늘빛마야 2007/05/02 13:59 # 답글

    이번 던킨 사태는 아무래도 부화뇌동하는 면이 없지 않아보이더군요.
    순천향 병원 때랑 비슷한 방식으로 일이 돌아가는 것같습니다.

    언론이 검열에 완벽히 휘둘리고 있다고 믿을 만큼 까리한 시선을 가졌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글 몇 편으로 사실관계를 '확신"해버리는 건 지 잘 모르겠습니다.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지만, 블로고스피어의 분위기는 생각할 여유도 없이 성토하는 단계로 곧장 넘어간 것같더군요.
  • 레키엘 2007/05/02 14:55 # 답글

    동부에 살기에 바글바글한 던킨에서 자주 먹고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때 위생이 끔찍한 (막 쥐가 튀어나오고, 카푸치노머신 틀면 바퀴벌레가 우유에 둥둥떠서 나온다던가...) 빵가게에서 일한 적이 있기때문에
    면역이 된 듯 하네요 ;;;
    이런거 면역 되면 안되는데 ㅠㅠ)
  • 익명 2007/05/02 15:36 # 삭제 답글

    그 난리치는 뻘(짓)로거에 일일히 신경쓰다보면 지는겁니다.

    이번 던즐 사건도 아주 간단해요. 이굴루스나 네벼의 그런 조치가 마음에 안든다면 지가 올린 글이나 리플에 대한 책임을 모두 자신이 지겠다고 내용증명 한통 써서 보내면 됩니다. 이게 문제가 되도 포탈이나 서비스 업자가 아닌, 본인이 콩밥을 먹겠다고 말이죠. 이참에 그런 시스템을 만들어서 자기가 씨부린 말에 대해서 아님말고식으로 면피하지 못하도록 해야겠죠. 나중에 만에 하나 던즐이 무죄라고 했을때 신나게 까고 놀았던 뻘로거들이야 그냥 외면할테고 그 책임을 묻겠다고 하면 난리를 칠겁니다. 반성은 커녕 후회도 안하겠죠.

    이번 사건에서 가장 어처구니없던 것은 도무지 신뢰할 수 없는 자료 몇점을 가지고 시비를 단정짓는 사람들이였습니다.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한 그깟 진술서 몇장과 도저히 검증할 수 없는 사진 몇장에 홀랑 넘어가는 사람들 뇌 속이 궁금하죠. 그렇게 인터넷에 뜬 내용을 도저히 그냥 믿지 못하는 제가 미친 건지 다른 네티즐들이 미친 건지 요즘은 헷갈리고 있습니다.
  • intherye 2007/05/03 01:41 # 답글

    바로 위 익명님 덧글이 사실은 제 속마음과 같습니다. *-_-*
    이런 건 익명으로 써야 할 것도 같지만, 뭐, 괜찮겠죠.
  • Charlie 2007/05/03 09:47 # 답글

    하늘빛마야/ 지금까지 그렇게 쭉 해왔어도 (자신들에게) 별 피해가 없기 때문일까요? 제대로 된 의문제기와 분노는 별개로 단순이 돌 던질 상대를 원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해요.

    레키엘/ 사실 맥도날드도 꽤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지요.. :)

    익명/ 결국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았다, 대응이 그게뭐냐..로 넘어간듯 합니다. 결국, 중요한것은 '태도'인가봐요. (태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intherye/ :) 매번 어떤일이 생길때마다 반복되는 이 사이클이 이젠 재미있을정도예요..
  • Wanderer 2007/05/04 05:53 # 답글

    한국은 조류독감이나 만두사건때 영업이 힘들었죠.
    지금도 힘들긴 마찬가지라고 하더군요.
    경각심을 주는 글을 적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게 1주일이나 지난 건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던킨도너츠의 대응도 웃기는군요.
    무섭습니다. 그렇다고 이민을 갈 수도 없잖아요.
  • Charlie 2007/05/04 15:47 # 답글

    Wanderer/ 제가 너무 뾰족했었지요? ;;; 상처는 오래 남고, 흉터까지 진다는걸 알면서도 재미있다는 이유로 돌 던지기를 즐기는 사람들때문에 좀 질려가고 있었거든요... 실례했어요. 잘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슴밈 2010/10/05 15:41 # 삭제 답글

    컄캬캬캬캬컄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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