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이탈리안 레스토랑, 리볼리(Rivoli) -미국식(American)

리볼리(Rivoli)에 다녀왔습니다. 셰 파니즈(Chez Pannise)의 자매식당이라고 불리기도 하는(아마 Zagat Survey에서 같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그런 듯..) 이곳은 프렌치-이탈리안을 추구한다고 자랑하는 곳입니다. 와인셀러와 붙은 자그마한 바를 지나 중간정도 크기의 식당안에는 15개 정도의 테이블이 알맞은-목소리에 조금 신경쓴다면 옆 테이블에 들리지 않을정도의-거리를 두고 놓여 있어요.
벽 한쪽은 전면이 가게 안쪽의 잘 손질된 정원으로 향한 유리창으로 되어있습니다. 저녁이 깊어지면 너구리나 스컹크, 주머니쥐같은 야생동물들이 어슬렁 거리며 찾아오기도 해서 창가 자리는 인기가 높지요. 저날에는 동네의 집고양이 한마리가 유리창 바로 아래에 자리잡고 앉아있었지만요...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집고양이)
너구리가 오기를 내심 기대했는데, 고양이 때문이었는지 식사가 끝나고 돌아갈때까지 안오더군요.. 너때문이야!..라지만 충분히 귀여웠으니 용서해 주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식사를 끝내고 나가면서 보니 어느새 문앞에 나와서 애교를 떨기까지 했었습니다.
식전에 나오는 빵입니다. 무염버터와 소금이 같이 나오는게 특이했습니다. 버터도 괜찮았지만, 소금은 그냥 소금이 아니라 코셔 바다소금이더군요. 결정이 보통 소금보다 좀 더 크고, 맛이 풍부했습니다.  
에피타이저였던 포타벨로 프리터였습니다. 흠잡을데가 없는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버섯 튀김이란것이 그 습기를 어떻게 조절하는가가 문제인데, 바삭한 느낌이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가 되면서도 씹을때 버섯의 촉촉함이 느껴졌으니까요. 케이커와 소스가 곁들여지기는 했지만, 저 자체로도 다른것이 필요없을 정도였습니다. 간도 딱 맞았고요.
랍스터 소스를 곁들인 리조토 케잌이었습니다. 리조토..라고 하면 보통 죽같은 모습이지만, 이경우에는 리조토를 만든 다음 모양을 잡아서 구워내서 그 위에 소스를 곁들여 낸 것입니다.
이렇게 리조토 케잌을 깨서 소스와 함께 먹습니다. 리조토를 구워냈기대문에 맛과 향이 안에 그대로 갇혀있어서 진한 랍스터 소스에 묻히지 않고 잘 어울립니다. 리조토의 한 구석이 조금 많이 구워진듯했지만, 아주 맛있었어요. :)  
제가 시켰던 소고기 안심요리였는데요.. 이게 좀 문제였습니다. 짰어요.. 고기를 익힌 정도라던가 촉감은 좋았는데, 염분이 좀 지나치더라고요. 결국 서버를 불러서 좀 짠것 같다, 그러고 보니 아까전 포타벨로도 아주 훌륭했지만 간이 강한듯 했었는데.. 식당이 원래 소금을 좀 많이 쓰는가..라고 물어보았었습니다. 메니져와 상의를 하더니, 메니져가 자기도 간이 생각보다 짠것 같다며 소스에 문제가 있는듯하다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금방 다시 만들어 올테니 그동안 디저트라도 고르고 있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금방 다시 만들어 나왔습니다. 이번엔 소스를 따로 담아 가지고 나오더군요. 다시 먹어보니, 역시 고기에 간이 잘 되어있더군요. 그래서 진한 소스와 같이 먹으면 많이 짜게 느껴졌던 것이고요. 소스는 아깝지만 그냥 오른쪽의 촉촉한 고기부터 줄기콩과 같이 먹었습니다. 
사과의 뜻으로 메니져가 디저트를 보내주었습니다. 초콜렛 아이스크림과 초콜렛 소스을 곁들인 초콜렛 데카당트 케잌입니다.  
Death by chocolate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진짜 이름이 그랬던가..?) 다른 세가지의 초콜렛(아이스크림,케잌,소스)을 같이 먹었습니다. 괜찮더군요. 다른 때라면 즐겁게 먹었으련만 메인의 추억이 쉽사리 떠나가지 않더라고요.

커피를 마시고 있으려니 서버가 계산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계산서를 집어든 것은 제 탓이 아니였습니다.. 친절한 서버분..)  에피타이저와 디저트/커피의 가격이 빠져있어서 '계산서도 잘못 가지고 오다니!'라고 처음에 생각했습니다만, 플로어 메니져로 보이는 사람이 곧 와서 에피타이저와 디저트, 커피는 리볼리에서 부담하겠다고 하더군요. 기분이 좀 나아졌(...야!)




고급의 레스토랑일 경우, 더욱 평이 인색해 질 수밖에 없는것은.. 그만큼 특별한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기념할 만한 일이 있다던가, 축하할 일이 있을 경우 찾게 되는데, 며칠전이나 몇달전부터 예약을 하고, 준비를 하고 온 경우에는 그만큼 더 기대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겠지요. 맥도날드가 아니라고요! :)

하지만 매끄러운 레스토랑의 대처와 배려에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시도해 볼지도 몰라요. :) 다른 점들은 마음에 들었었거든요. 사적인 이야기를 나눌때 '물 더 드릴까요?'라고 하지 않고, 꼭 필요할때, 좋은 타이밍에 나타나는 배려깊은 서비스라던가 와인과 요리에 대해서 돌발적인 질문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데다 유머감각까지 있는 보기 힘든 서버'들'이 있는 곳은 흔치 않으니까요.

혹시 가신다면 포타벨로 프리터와 리조토 케잌을 추천합니다. (포타벨로 프리터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p.s. 그래도.. 셰 파니즈의 자매식당이란 표현은 좀..;)

p.s. 맥도날드를 비하하는것도 아닙니다. 저는 맥그리들 모닝세트도 똑같이 사랑하는 박애주의자랍니다. (...)

덧글

  • Eiren 2007/08/19 10:23 # 답글

    다시 가 보고 싶은 레스토랑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이유가 음식맛도 그렇거니와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 서버가 얼마나 능숙하느냐의 문제에도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경험담이군요.
    그러나 사진만으로는 모든 음식이 다 맛있어 보이는군요^^ 옆에 멋진 정원이 보인다는 것도 멋지구요..혹시 그 고양이는 전용 접대냥이가 아닐...까 요;;[하하]
  • 향이 2007/08/19 10:56 # 답글

    오... 능숙한 대처라던가 배려는 오히려 약간 다운된 손님의 평가를 끌어올려준다는... :)
    소스의 맛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간이 잘 되어있다면 고기의 맛만 즐기는걸 좋아하는 손님도 있을 수 있으니 레스토랑측에서 미리 물어봐서 파악한다면... 귀찮겠죠... =ㅅ=;;;
    저 디저트는 정말... 천국같은 맛, 지옥같은 후회(응?) 일지도...;;;
    확실히 멋지고 확 땡기긴 합니다만;;;
    저도 너구리랑 주머니쥐가 보고싶네요... 스컹크는 별로...;;;
  • intherye 2007/08/19 11:07 # 답글

    저는 오늘 맥모닝세트를 먹었습니다. 원액에 물을 너무 많이 탄 듯 싱거운 오렌지 쥬스가 마음에 걸렸지만, 포장해온 거라 다시 가서 따지기도 뭣해서 그냥 대충 먹었습니다. 11시부터 2시까지 모든 세트메뉴 3000원 균일가 타임어택을 추천합니다.
  • Charlie 2007/08/19 11:19 # 답글

    Eiren/ 제 음식 평가라는게 즉흥적이고 편견에 가득차 있으며 취향까지 편중되어있다는 핑계를 대야할듯도 해요.. :) 제 메인만 아니었으면 좋은 평을 받았을텐데 말입니다.. 그 고양이 역시 레스토랑의 직원! :)

    향이/ 잘못은 일어날수 있지만(안 일어나는것이 더 좋지요), 일어났을때의 대처는 정말 중요해요. 제가 거기 단골이라면 제 취향에 맞춰주겠지만, 처음 간 손님의 취향을 어찌 알겠어요. :) 스컹크도 냄새만 안맡으면 귀여워요~ :)

    intherye/ 11시-2시는 아침세트도 포함한 건가요? 3000원이라면 여기보다도 싸군요. 그정도 가격이라면 매일 맥도날드를 먹겠어요!
  • intherye 2007/08/19 11:26 # 답글

    아침세트는 2900원에서 3700원. 새벽4시부터 오전 11시까지만 판매합니다.
    11-2시엔 나머지 모든 세트메뉴를 3000원에. 미칠듯이 싸긴 쌉니다. 모든 점포가 다 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요즘엔 24시간 운영매장도 늘어나서 야식도 가능합죠. 맥도날드 만세!

    근데 본문을 다시 보니 덥지도 않은데 자꾸 눈에서 땀이 납니다.
  • 조제 2007/08/19 11:57 # 답글

    이야...맛있겠습니다.ㅜ_ㅜ
    어쩐 일인지 고기보다 마지막 서비스 디저트 사진이 더욱 구미가 당기네요.
    지적을 할 때도 저렇게 조목조목 기분 나쁘지 않게 이야기하면, 가게 입장에서도[올바른 가게라면] 잘 받아들이고 고쳐주겠군요.
  • 현재진행형 2007/08/19 12:32 # 답글

    말씀하신 것처럼 실수는 안 하는 것이 좋겠지만 저지른 실수를 어떻게 수습 하느냐도 무척 중요한 것 같아요. 서비스와 프로 정신이 보이는 곳은 바로 그런 곳!
    고양이가 무척 귀여워요. ^^
  • 에린 2007/08/19 15:10 # 답글

    수습하는 자세가 올발라서 다행이네요.:)
    맛은... 확실히 짠 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만(짠 걸 못 먹는 에린) 그래도 태도가 참 좋아서 호감이 가네요. 그리고 고양이 너무 귀여워요.>_<
  • hertravel 2007/08/19 15:22 # 답글

    리조토를 구워서 모양을 잡다니 특이하고 맛있어 보입니다
  • Charlie 2007/08/19 16:41 # 답글

    intherye/ 그럼 곧 훈훈한 패스트 푸드 관련 포스팅으로 뵙겠습..(...)

    조제/ 손님과 주인의 관계는 .. 참 어렵지요. 그건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도 마찬가지 더라고요. :)

    현재진행형/ 네, 그런 경우를 통해서 알수 있는 다른것들도 많고요. :) 애교도 많았어요~

    에린/ 제 입맛에만 짠게 아닌가 했는데, 같이 먹었던 분도 짜다고 하셨고 플로어 매니져도 짜다고 인정해서 납득했습니다.

    hertravel/ 리조토...라고 부르기엔 '구워낸'이 좀 걸리지만요. :) 재미있는 요리방법이지요?
  • 2007/08/19 17:3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Sang 2007/08/19 22:19 # 답글

    박애주의자뒤에 말줌이표가 눈에 밟히는군요 ;;;;;ㅎㅎ
  • Charlie 2007/08/20 07:17 # 답글

    비공개/ 그랬군요.. ;;; 라스베가스는 즐거우셨으려나요? 거기도 몇군데 괜찮은 곳을 알고 있었는데 말이예요~ :)

    Sang/ 그건 그냥 글버릇(...) ..... ;)
  • 笑兒 2007/08/20 09:43 # 답글

    수습을 잘 하네요 :)
    양도, 야아아아악간 아쉬운듯, 해서 적당한 거 같구요 :)
  • Dahl 2007/08/20 14:09 # 답글

    저런 서비스업에서는 빠른 대처가 손님을 모으는 길이죠!! 맛있겠어요.. ㅠㅠ
  • Charlie 2007/08/21 14:09 # 답글

    笑兒/ 적당히 배를 채워주는게 괜찮은 양이더라고요. :) (제가 좀 많이 먹는 편인데도...;;;;)

    Dahl/ 최소한 손님이 '다신 안가!' 소리는 안하게 되지요. :)
  • 2007/08/22 23:33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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