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의 즐거움, 딤섬 -중국식(Chinese)

딤섬(點心)은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점심때 무렵-그러니까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심장을 살짝 건드릴 정도로 먹는 중국식 식사입니다. 차를 마시며 느긋하게 음식을 즐겨서 얌차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같은 뜻으로 쓰이긴 하지만, 원래 얌차는 식사자체를 딤섬은 얌차에서 나오는 음식들을 가르키는 말이지요. 
서두가 거창합니다만, 본론은 얌차를 하러 갔다는 이야기입니다. :)
조금 일찍 도착해서 식당에 적당히 빈 자리가 있더군요. 곧 사람들로 꽉 들어차긴 했지만요. :) 가운데에 점원분이 밀고가는 금속으로된 카트안에 각종 딤섬들이 담겨있습니다. 먹고 있으면 테이블로 와서 하나하나 보여주고 그중 원하는게 있으면 테이블위에 놓은다음 주문서에 도장을 찍어줘요. 음식들을 다 먹고 난 다음 그 주문서를 점원이 가져가서 계산서를 가져나오는 방식이지요.
투명한 만두피로 새우와 부추, 파를 싼 다음 만두 엉덩이를 팬에 지져서 만든 만두입니다.
가지에 칼집을 내고 새우 다진것을 넣어 찐 다음 소스를 얹어냈습니다. 반들반들하니 색도 예쁘지만, 부드러운 가지와 오돌오돌 씹히는 새우가 참 훌륭했어요. 보통 흔히 보는 메뉴는 아니었지만, 시키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합을 블랙빈 소스와 함께 요리했습니다. 고수가 얹어져서 나오는데, 고수와 같이 먹어도, 따로먹어도 맛있는 메뉴입니다. 남은 소스를 밥 위에 얹어서 먹어도 정말 맛있습니다만.. 이날은 대합의 맛이 좀 떨어지더라고요. 아쉬웠습니다.
볶음 국수입니다. 네.. 어디가? 라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국수 맞아요. 두꺼운 떡볶이 처럼 생기긴 했지만 속이 비어있습니다. 반죽을 엄지손가락으로 눌러서 튕겨낸 다음 볶아내는 요리인데요. 
중국음식을 주제로 했던 '요리왕 비룡'을 읽으신 분들은 기억하실지도 모르겠군요. 특급주사시험에서 '면이면서 면이 아닌'이란 주제에 대한 해답으로 냈다가 탈락한 비운의 요리입니다. :) 매콤한 소스에 볶아내서 먹으면 먹을수록 은근한 매운맛이 올라옵니다. 상당히 맛있어요.
중국 음식점에 가면 언제나 시키는 중국 브로컬리와 굴소스입니다. 아주 좋아해요~
그리고 바오(왕만두)가 있길래 시켜봤습니다. 이것도 찐 다음 지져냈는데요. 메뉴에는 돼지고기를 넣은 만두라고 나오지만, 중국요리에는 돼지고기를 넣은 만두의 종류가 몇십가지는 된다는게 문제지요. 잘못 찍으면 달콤한 돼지고기소가 든 만두를 먹게 됩니다. 물론 물어보면 되지만, 중국말을 못하거든요. 점원분은 영어를 잘 못하시고..;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입 먹었습니다. (...보통 반으로 갈라서 속을 확인하신다지요?..)
다행히 제대로 찍었습니다. :) 파와 간 돼지고기로 만든 정상적인 소가 들어있었습니다. 아래쪽을 지져내니 만두의 맛이 좀 더 살아나는 듯해요. 큰 만두라면 별 차이가 없겠지만 자그만한 크기니까 차이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소룡포. :D 앞의 다른 음식들을 맛보고 기대가 너무 컷었던 탓일까요? 기대치에는 못미치는 맛이었습니다만, 먹을만 했어요.
그리고 마무리로.. 이걸 시켰습니다. 3개 5개 10개 단위로 나오는 다른 딤섬들과는 달리 1개밖에 들어있지 않은 고급 딤섬입니다. 위에 소룡포 뒤쪽에 보이는 소스와 같이 먹는거예요. 뭘까요? :)
큼직한 만두 하나가 국물에 잠겨 있습니다. 이게 상어지느러미 만두예요. 상어지느러미를 새우,전복,두가지 버섯, 그리고 게살과 함께 만두피로 싼 다음 콘소메 비슷한 맑은 국물과 내는건데요. 가게에 따라 여러가지 스프를 씁니다만, 여기는 닭육수를 썻더군요. 소룡포를 먹고 느꼈던 감정이 치유되는것을 느꼈습니다. 같이 나오는 소스는 따로 먹어보면 이게 무슨 맛이야! 라기 쉬운데, 이것과 곁들여 먹으면 감탄할 수밖에 없는 맛이예요.






p.s. 처음 딤섬을 먹기 시작하기 전에 생각했을때는 點心을 '위에 점을 찍는것'처럼 가볍게 먹는거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즐기게 되다보니 깨달음이 오더군요.
'위'가 아니라 심장을 건드릴 정도로 먹는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위는 심장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p.s. 오랜만에 포스트를 시간을 들여서 작성하면..............;;; 뭐 그런거지요.;

p.s. 덧글에 대한 답글 다시 달기로 했습니다. '착한 사람'인 척도 아니고 '위선'도 아닙니다. 그냥 달고 싶어서 다는거예요. 같은 맥락으로, 혹시 달기 어려워지거나 바쁜일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기도 할겁니다. :)

덧글

  • 스프 2007/10/10 13:12 # 답글

    딤섬을 아는분의 소개로 처음 먹어보고 그 맛에 감탄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전에 갔던 그곳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간만에 그분이랑 딤섬맛집찾아서 가볼까봐요. 이미 만나기로 약속은 해놨으니.+ㅈ+
  • weed 2007/10/10 13:16 # 답글

    ....과연, '심장'에 점을 찍는 것이었군요.
  • Charlie 2007/10/10 13:30 # 답글

    스프/ 게다가 원하는것만 골라서 먹을수도 있고요~ :) 맛있게 드시고 오세요.

    weed/ 아래에서 위로, 힘차게, '쿡'! 하고 말입니다. ;)
  • intermezzo 2007/10/10 13:35 # 답글

    아흐...재작년 음력설때 차이나타운에 딤섬먹으러 갔는데 대기번호가 200번을 넘어가더라구요;; 근데 같이 갔던 일행 중 한명이 (정치전공 교수;;) 갑자기 안으로 들어가더니 1분도 안되어서 나와서는 우리 테이블 났다고 들어가자는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자리를 얻었냐고했다니, "타이를 맨 사람을 찾아라. 그가 파워를 쥔 사람이다. 그게 정치다."라는 명언을...^^:;

    요점은...그날 이후로 딤섬을 못먹었다는 것!!! ㅜ_ㅜ
    벌써 2년도 넘은 일이라구요 흑흑흑흑.
  • 채다인 2007/10/10 13:39 # 답글

    앗,만두 아랫부분은 만두엉덩이라고 하는 거로군요!ㅇ_ㅇ

    표현이 귀여워요 ㅇ_ㅇ//
  • 아이스윈드 2007/10/10 13:56 # 답글

    상어 지느러미 자체는 아무 맛이 없던데 다른것과 합치면 우쨰 그리 맛이 나는겐지..미스터리입니다(제비집도 말이죠...제비집은 쫌 그래서 못먹겠든데...제비카캬~악~퉷하고 뱉은 침....이란 느낌이 너무 강해서...ㅡㅜ)
  • EastRain 2007/10/10 14:08 # 삭제 답글

    소룡포가 아니라, 소롱포가 맞는 말이라더군요.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 군달 2007/10/10 14:44 # 답글

    중국 브로콜리 완전 맛있죠오~
  • 듀얼배드가이 2007/10/10 14:51 # 답글

    저기 혹시 가디나의 Sea Empress 인가요, 왠지 비슷하게 보여서요 ^^;
  • 에린 2007/10/10 14:57 # 답글

    배가 고파요... 삼각김밥이랑 베지밀로 때웠는데. 흑흑.
  • 메로니 2007/10/10 20:47 # 삭제 답글

    저도 딤섬 엄청 좋아합니다. 제가 사는 곳엔 딤섬 카트가 다니는 집이 딱 한 군데밖에 없지만요. 고르신 것을 보니 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 특히 새우 가지요리가 매우 땡기는군요.
  • 2007/10/10 21:2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취한배 2007/10/11 01:09 # 답글

    아아 ㅠ.ㅠ 찰리님은 항상 나를 울리십니다. 이런 포스팅만 보면 다시 시드니로 이사가고 싶다는 ㅠ.ㅠ
  • Beatriz 2007/10/11 05:25 # 답글

    딤섬 카트 다니는 곳 단 한번도 못가봤어요.... 흑 이런 ㅠ.ㅠ 너무 맛있겠다...
    어제 윗층에 사는 이웃(호주사람)이랑 우연히 얘기를 하게 됐는데, 자기는 딤섬을 너무 좋아한다면서 여기서도 먹을 수는 있지만 'so different from home' 이라고 하길래 웃었어요. 호주도 얌차가 흔한가 보다 했지요. ^^
  • Cynic 2007/10/11 11:52 # 답글

    오오 마음에 점을 확실히 찍고 오셨네요. 저도 지금 마음에 점을 찍어야 하는데 사진을 보니 딤섬이 먹고싶어지네요.
  • 취한배 2007/10/11 17:17 # 답글

    Beatriz님, 런던도 그런가요. 파리도 불모지입니다. 아무래도 얌차는 광동쪽 문화이다 보니...(근데 그렇다고 제대로된 북동 내륙쪽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 메로니 2007/10/12 11:25 # 삭제 답글

    취한배님, 파리에 딤섬 카트 다니는 곳 딱 한 군데 있어요. Belleville 전철역 근처에 있는 New Nioullaville 이라고. 영화 Clean에서 장만옥이 일하는 걸로 나온 중국 레스토랑이기도 하고... 하튼 제대로예요.
  • 하로君 2007/10/13 14:27 # 답글

    이 레스토랑 위치가 어떻게되는지요?
    몇몇 타이완 친구들한테 보여줬더니 굉장히
    관심을 가지는군요. =0
  • 취한배 2007/10/13 23:56 # 답글

    오오오오옹 메로니님 감사!!!!! 이거, 막 Charlie님 블로그에서 정보교환 제대로 하네요 하하. 아 Clean, 괜찮다는 이야기만 많이 듣고 못봤네요. New Nioullaville이라구요! 오케이. 곧 지르러 달려갑니다.
  • fallen 2007/10/19 13:48 # 삭제 답글

    저 가지새우요리가 쓰촨스타일이라고 중국타운서 중국어선생님에게 소개받고 맛나게 먹었는데, 그 후 같은 걸 시켜도 중국집마다 맛도 틀리고 잘 하는 집이 참 제대로 없는 요리더라구요....
    근데, 어디 딤섬집인가요? 울동네 딤섬집보다 메뉴가 훨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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