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29일
결핵, 실험, 한국은 거대한 실험실이 아닙니다.
'한국은 거대한 실험실이 되어버렸다'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글을 보았습니다. 그냥 넘어가야 한다는걸 알았지만, 유혹에 넘어가서 읽어보았습니다...... 그중 앞부분 일부입니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미국 의학자들의 실험장으로 즐겨 사용된 바 있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었던 1950년대, 미국에서 나온 논문을 보면 특정 질병에 특정약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기위해서 한국의 전쟁 피난민을 대상으로 했다는 언급이 보인다. 피난민들 중 특정 질병에 걸린 사람을 둘로 나눠서, 한쪽에는 약을 주고 한쪽에는 가짜 약을 주는 등의 방식이다. 이런 일은 지금도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비일비재하고 있다.한국 전쟁이 끝난 후, 우리나라에는 결핵 환자들이 참 많았다. 이때 미국에서 결핵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한국에 파견되었고, 한국 정부는 그들의 도움을 받아 한국의 결핵 환자들을 치료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당시 일반적인 의학 상식으로는 결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가지 약을 한꺼번에 투약해야 내성이 생기지 않고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한데, 당시 미국 학자들은 한 가지 약만을 사용하면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사실상의 실험을 한 것이다. 당시 한국의 의대 교수들은 이런 치료법에 반대했지만 정부는 듣지 않았다. 그 결과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결핵균은 세계에서도 유례없이 강한 내성을 지니게 되었고, 이는 미국 학자들의 좋은 논문 소재가 되었다.
(원래 출처는 네이버 김성환님의 블로그)
........................................;;
흠... Pubmed를 뒤져보았습니다. 50년대에 나온 한국에 관련된 모든 논문들...이라고 해봐야 200개도 안되더군요. 대부분의 논문이 기생충학과 전쟁터에서의 부상관련(치료와 이차 감염에 대한..), 신경질환(전쟁에 의한 트라우마), 말라리아에 관한 논문들이었습니요. 저기에서 언급한 '거대한 실험실;을 뒷받침할만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결핵에 관한 논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50년대부터 60년대 초반까지 자료중에서 저 글에서 주장하는 방식의 실험이 이루졌다는 논문역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한국 내에서 결핵 치료약에 대한 내성이 있는 결핵균 보균자가 증가한 시기도 최근인 2000년대 초반(2000-2004)으로, 이는 꼭 한국에만 국한된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저 글에서 주장하는대로 50-60년대의 미국 의학자들의 실험때문에 내성이 늘었다는 것 역시 근거가 희박합니다.
(추가합니다.) 결핵 치료는 보통 세가지 약을 같이 사용하기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한가지만 사용하기도 합니다. 발병하지 않고 보균만 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가 그 예지요.
결핵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는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각종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소위 MDR(Multidrug Resistance) 병원균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어 왔었지요. 사실 저 글은 결핵에 관한 글이 아닙니다. 인용해 오지 않은 나머지 반에서 쓰고 있지만, 그러니까(결핵 실험을 했으니) 이제부터 '한국은 미국의 거대한 (광우병) 실험실'이 되었다는 것이 저 글의 주제지요(그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결핵이야기는 필요없는 이야기였습니다..
미국은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실제로 몇번씩 했다가 밝혀진 전적이 있습니다. 네,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지요. 그러니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험장'이다'라고 말하는건 옳지 않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확실히 정책 하나하나 최악의 수만 두고 있는 듯합니다만.. 뭐랄까, 그 정책을 반대하기 위한 글의 내용이 같은 오류를 반복해도 되는걸까요?
p.s. 진실따위는 중요하지 않은 세상인건가요? 왜냐하면 상대편이 먼저 거짓말을 했으니까? :)
도데체 몇번째 말하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하나요?
p.s. 물론, 저 내용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문이 있거나, 증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그 경우에는 제가 잘못된 정보를 유포한 것이니 사과드린뒤 정정 포스트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p.s. 테그에 광우병은 넣지 않았습니다. 뜨거운 감자 밸리같은곳에 올라가는 꼴은 보고싶지 않군요. 대신 과학밸리로 올립니다.
# by | 2008/05/29 00:50 | -유사치료/유사종교 | 트랙백(2) | 핑백(2) | 덧글(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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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쓰신 글인거 같은데요. :)
좀 당황하신듯?
2차 대전 연간에 자행되던 나치 독일의 아우슈비츠라던가, 군국주의 일본의 마루타 등이 생각나네요. (비단 그것 뿐만이 아닌 전쟁 시기엔 인체 실험이 횡행하였다고 들었지만.)
맞는 말 댓글다는 사람도 알바로 몰리더군요.
사람들이 사실을 구분해서 받아 들였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덧글, 트랙백을 다 막아버렸네요.
추가로 낚이실 분들이 좀 발생할 듯...
처음보고는..
그리고 글쓴이가 직접 대응할 수 있다고 해서 제 블로그 쪽 글들도 덧글, 트랙백 다 열어놨습니다.
첫번째 단락을 해명하면... 제가 의대다닐 때 본 논문에서 " 이상의 결과는 한국전쟁당시 피난민을 대상으로 한 것에 의하여...'라는 단락이 있어 이에 제가 대단히 분개했던 기억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 약이 없었으면 그 나머지도 다 죽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네요. 그 논문을 지금 찾는게 꽤나 어려울 것이라 생각되네요. 하지만 찾아보겠습니다. 의대시절 노트와 자료를 다 정리해놓은게 아니라서요... 시간은 걸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INH 단독요법치료를 정부에서 강행한 적이 있어 그때 우리나라 INH 내성율이 급격히 증가했었죠. 그때 자문의사 이름이 닥터 헌트였던가 암튼 그 비슷한 어감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한국민을 대상으로 실험했다기 보다는 무책임한 정책을 감행한것이지요. 뭐 그게 당하는 사람입장에서는 실험일 수도 있지만요. 그리고 2000년 이전에도 우리나라는 MDR TB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았고 그 원인중 하나 (수많은 원인이 있겠지만)를 INH 단독요법이라고 믿고있는 원로의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적으셨다고 하셨는데 교수님 성함만 밝히셔도 근거가 분명해질 듯 합니다. 해당 교수님께 문의드릴 수도 있을 거고요.
인터넷이 지엽적인 내용을 하나씩 잡아서 공격하는데 열을 올린다는 말씀은 어느정도 공감합니다만, 김성환님이 쓰신 글에서 결핵은 이미 지엽적인 내용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A니까 B다라는 논리에서 A가 진실이 아닐경우 B역시 그 믿음을 잃는다는 사실은 의사이신 김성환님께서 더욱 잘 아실거라 생각해요.
'의문'을 가지는것은 중요합니다만, 그 '의문'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에는 조금 더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미국이 한국 국민의 건강에 관심이 없다는 것과, '의도적으로 실험장으로 내몰았다'라는 건 분명히 다릅니다. 이명박 (혹은 예하 협상단) 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합의한 것은 이른바 '광우병 임상실험'에 동의한 게 아니라, 미국산 쇠고기가 충분히 안전하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파는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국에서 거의 모두 소비되고 있는 쇠고기가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상식적으로 미국의 단 5% 정도의 쇠고기 시장을 가진 나라에 30개월 이상 소를 모조리 처분할 수 있을 리가 없지요.)
원글의 스탠스라면, 모든 약과 식품의 유통은 임상실험이지요. 아닙니까? 한 논문에서 분개한 기억을 두고 "이는 미국 학자들의 좋은 논문 소재가 되었다"라고 쓰신 것처럼, 비약일 뿐이지요. 결론에 맞게 사회 현상의 당사자들의 태도를 재단하는 것이야말로 상당히 무책임하다고 봅니다.
제 글의 의도는 앞에서도 밝혔고 제가 제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게 글을 쓴것이라면 사과드립니다. 저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반대하는 뜻으로 글을 쓴것이니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INH monotherapy에 관해 공식적인 기록이 남아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 또 알려드리겠습니다.
Similarly, FDA has prohibited the use of the cattle materials that carry the highest risk of BSE in human food, including dietary supplements, and in cosmetics. FDA's rule (and September 2005 amendments) prohibit use of the following cattle material in human food and cosmetics:
cattle material from non-ambulatory, disabled cattle,
cattle material from organs from cattle 30 months of age or older in which infectious prions are most likely to occur, and the tonsils and the distal ileum of the small intestine of cattle of all ages,
cattle material from mechanically separated (MS) (beef), and
cattle material from cattle that are not inspected and passed for human consumption
FDA's rule also requires that food and cosmetics manufacturers and processors make available to FDA any existing records relevant to their compliance with these prohibitions. FDA has also published a proposal requiring manufacturers and processors of food and cosmetics made with cattle material to establish and maintain records demonstrating that their products do not contain prohibited cattle material.
In September 2005, FDA amended the interim final rule to allow use of the small intestine in human food and cosmetics, provided the distal ileum has been removed. FDA also clarified that milk and milk products, hide and hide-derived products and tallow derivatives are not considered prohibited cattle materials. Finally, in response to comments the agency has reconsidered the method cited in the interim final rule for determining insoluble impurities in tallow and is citing a method that is less costly and requires less specialized equipment
미국 FDA 홈페이지에 나와있습니다. 분명히 금지 시켰다고 되어있습니다.
두번째 단락은 제가 이해력이 딸려서 어떤 의도이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30개월 이상된 소의 유통이 안전하다는 확신이 있다면 제글이 이상하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위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국민들이 실험을 당하는 것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기 때문에 그 느낌을 적은 것입니다.
'확실하지 않은' 결핵에 대한 이야기를 집어넣어서 겁을 주는 글에 관한 이야기이니다.
인용하신 FDA글은.... 밑에분들이 이야기 해주셨군요.
광우병 논란이 하도 확대되다 보니 지금 긁어오신 수준의 글은 이미 국내적으로 뼛속까지 발려진 상태입니다. (이른바 '로이터 뉴스' 논란과도 비슷합니다만) 여기서 '30개월 이상'에 해당하는 건:
- cattle material from "organs" from cattle 30 months of age or older in which "infectious prions are most likely to occur"
... 입니다. 한미 쇠고기 협정에 의하면 30개월 이상 소 중에서 '위험부위'를 제외하고 수입하게 되어 있는데, 이는 위 FDA 공지와 동등합니다. 이를 뭉뚱그려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미국에서도 먹지 않는다'라고 하는 건 허위에 해당합니다.
다만 뉴스에서 들으신 적은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위험 부위'에 대해 상세 내역에 차이가 있고 "cattle material from mechanically separated"가 아마도 한국에서 수입 허용하기로 한 '긁어낸 고기'에 해당하지 않나 하는 점이 문제가 되는 건 사실입니다.
둘째 단락. 처음에 썼듯 "미국이 한국 국민의 건강에 관심이 없다는 것과, '의도적으로 실험장으로 내몰았다'라는 건 분명히 다릅니다." 최소한 '시위의 뒤에 선동-배후세력이 있다'와 '선동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열받았다' 정도의 의미 차이는 있죠. 그럴 의도는 없으셨으리라 믿지만, 그 글을 읽고 '미국이 일부러 한국에 광우병을 실험하려 한다'고 믿을 사람이 수두룩하게 많을 거라는 점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이미 3억 미국인들이 솔선수범해서(?) 광우병 임상실험(?)을 받고 있는데" 말입니다.
촛불 하나의 힘이란 참 강해요. :)
퍼오신 글을 보시면
In September 2005, FDA amended the interim final rule to allow use of the small intestine in human food and cosmetics, provided the distal ileum has been removed.
특정부위를 자르고 남은 부분은 식용이나 화장품원료로 써도 된다 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죠?
1년이나 지나도~ 아마도 10년을 지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