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풀 뜯어먹는 소리. 과학적으로. :)

제목이 스스로 꼬리를 물고 뱅글뱅글 도는 듯하네요. :) 최근 채식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사람의 소화구조가 초식동물과 같다는 이야기를 또 다시 듣게 되는데요. 2년전 쯤인가 작성했던 >사람은 초식동물인가?<라는 포스트에 초식동물과 육식동물, 잡식동물의 위장을 비교한 적이 있습니다. 그 포스트를 보시면 개와 사람의 위장이 의외로 비슷하게 생겼다는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이쯤에서 적절한 사진)

흔히들 신빙성이 없거나 어이 없는 말에 대해 '개 풀 뜯어먹는 소리 하고 있네'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런데.. 사실 개는 육식 동물(Carnivore)이 아니라, 잡식성 동물(Omnivore)이예요. 그래서 풀을 뜯습니다. :)
먼곳에서 예를 들지 않아도, 가까운 과거에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개가 개를 위해 만들어진 사료를 먹게 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그전에는 주로 집에서 나오는 남은 음식이나, 찌꺼기들을 주고는 했었지요. 그러니까.. 대강 밥, 국, 김치, 멸치, 생선대가리와 정말 어쩌다 갈비라도 먹게 되면 뼈, 등등을 휘~익 저어서 만든 '개밥'말이예요.
고양이과의 동물들과는 달리 사냥꾼(Hunter)이라기보다는 청소부(Scavenger)에 가까운 개는 음식을 가릴 형편이 되지 않았습니다. 뭐든지 '먹을 수 있으면' 다 먹고 그게 조금 상했던, 많이 상했던 가리지 않고 뭐든지 다 먹어왔습니다. 그리고 그건 식물도 포함했었지요.

개가 풀을 뜯는 이유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 맛이 좋아서(네, 특정 식물의 맛을 즐기는 경우가 있어요)이고, 다른 하나는 약용으로 먹는 경우입니다. 가끔씩 '우리집 강아지는 사과를 그렇게 좋아해요~!' 라던가, '얘가 풀을 계속 뜯어먹고 토하는데 괜찮은건가요?' 라고 주인들이 말하는 것이 그 각각의 예입니다.
개가 속이 안좋을 경우-그리 흔한경우는 아닙니다만-근처에 풀이 있으면 풀을 뜯어먹고 토해서 위장에 있는것을 비워냅니다. 사람처럼 손가락을 입안에 집어넣을 수 없는 개는 거친 풀을 삼켜서 위장에 자극을 주어 구토를 유발하는 것이지요. 꽤 영리하지 않나요? 
단순히 맛을 즐겨서 풀을 먹을 경우에는 제대로 씹어삼켜서 토하지 않고 잘 먹습니다. 그러니까 다음에 귀여운 애기들이 풀을 뜯거나 하면 '니가 양이냐? 그만두지 못해!'라고 꾸짖지 마시고 자세히 살펴보세요.

물론, 농약이라던가 기타 약을 뿌린 풀밭이 아닌가, 또는 누군가의 주말 농장이 아닌지 꼭 확인하시고요. :)


 



p.s. 슬슬 과학 카테고리를 만들어야 할까나요. 

 

by Charlie | 2008/08/29 18:36 | 몸과 건강 | 트랙백 | 덧글(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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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yontae at 2008/08/29 18:39
제가 키우던 강아지는 동백꽃을 그리도 좋아했더랬습니다(..........) 풀을 뜯어 먹어 구토를 유발하는 방어기전은 제법 많은 타 육식동물들에서도 발견되지 않나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29 18:46
네, 사자라던가 고..호랑이들도 풀을 먹어 구토를 유발하고는 하지요.
Commented by Lucifer at 2008/08/29 18:42
개가 풀을 뜯는 소리라... 본적이 없으니 무슨 소린지 알아야죠 -_-;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29 18:47
의외로 아삭아삭 잘 먹더라고요. 무우라던가 사과같은것을 즐겨먹던 도베르만을 키운적이 있습니다. :)
Commented by Glen at 2008/08/29 18:48
개풀뜯는소리(x) 개풀뜯어먹는소리(o)
같은 말이지만 뉘앙스가 좀 다른듯요-_-;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29 18:59
수정했습니다. '뜯는'이 아니라 '뜯어먹는' 소리로군요.
뉘앙스가 어떻게 다른가요?
Commented at 2008/08/29 18:5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29 19:01
아니요.. 당분간 서현역에 나가기는 어려울 듯 하네요.;;; 저를 위한 것이라니 뭘까요? :) 기대가 됩니다. 다음주쯤 되어서 뭔가 확실해지면 주소나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께요. 고맙습니다. :)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08/08/29 19:02
? 초식 동물들은 맹장이 크게 발달되어있는데
인간은 맹장이 퇴화되었다는 말이 나올정도로 작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29 20:19
초식동물은 위와 맹장이 잘 발달되어 있지요. 사람은.. 뭐 쓸모없는 기관이라는 말도 있으니까요(요즘은 다른 이론들이 있지만 그건 다음기회에~)

하지만, 그런걸 알아볼 생각도 않고 무조건 '누가 그러더라'라는 말만 믿고 아직까지 사람의 소화기관이 초식동물과 닮았다는 이야기를..;
Commented by reina at 2008/08/29 19:39
개풀뜯어먹는소리라니.푸흣. 재미있어요.

그러고보니, 할머니집에 있는 꽤 혈통있던 셰퍼드녀석도 언제나 밥은 식사하다남긴 것들을 모아서 개밥을 만들어 줬더라는... 제삿날이라도 되면 아주 경사나지요. 맛난고기들도 좀 더 주니깐요. 크.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29 20:21
정말 개들은 적응을 잘하더라고요. 개밥도 잘 먹다가 한 며칠 잔치가 있어서 살코기가 제법 붙은 뼈를 뜯다가 다시 개밥으로 돌아가니까 얘가.. 밥투정을 하더라고요......
Commented by 루스 at 2008/08/29 20:03
헉... 순간 짤방이 개죽인줄 알았다능.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29 20:22
개죽개죽~ :) 오래간만에 들어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개죽이!
Commented by soup at 2008/08/29 20:03
외할머니댁에서 밥 남기면 항상 마당에 있는 누렁이가 먹어줬죠.
이건 다른 말이지만, 개가 왜 똥을 먹는 지 모르겠어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29 20:25
여러가지 이론이 있습니다.. 앗.. 좋은 포스트 거리로군요. :)
그럼 다음에는 '왜 개가 *을 먹는가' 에 대해서~ :)
Commented by 유리알 at 2008/08/29 20:38
헉? 정말 개가 *을 먹나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29 20:39
네.... 주인들은 질색을 하지만.. :)
Commented by 笑兒 at 2008/08/29 20:51
저희 아파트 뒤 밭에서 키우던 강아지는,
무려 "무"를 즐겨 먹었었다죠 ..)a

그것도 맛없는 것은 안먹어요. 맛있는 것만.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31
무우먹는 강아지 짤방도 있었는데 혹시........? :)
Commented at 2008/08/29 21:2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31
종교화 되면 뭐든 무시무시해지더라고요. 팬더는 정말 진화가 실패한 경우라고 봐요..;
Commented by 꼬깔 at 2008/08/29 21:49
고양잇과 동물들도 간혹 풀을 뜯어 먹는 행동을 하지 않던가요? 이 역시 비슷한 행태겠군요. 아무튼, 오래 전 인간에게 사육된 개는 이리와는 많이 다른 모습을 보이는 듯합니다. 개과 동물과 고양잇과 동물의 치식 자체도 다르고, 기본적으로 개과 동물은 고양잇과 동물보다는 청소에 능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32
이리라던가 늑대와의 비교논문을 보았으면 좋겠는데 잘 못찾겠더군요. 수의학쪽은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Commented by 2071 at 2008/08/29 22:12
어, 정말 개들은 왜 덩을 보면 그렇게 반색하고 좋아했던 건지 당최 (......)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33
학습이론도 있고 본능이다(...)라는 이야기도 있고, 재미있어요!
Commented at 2008/08/29 22:1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36
우와... 엄청난 반응이네요.;; 왜 이렇게 미워들 하는지;;
논문을 좀 더 뒤져봐야겠지만, 중론은.. (수술후) 노출된 만큼 계속 외부의 자극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기때문에 신경의 손상이라기보다는 둔감(desensitize)해 진다고 해야하나요? 그래서 좀 더 오래 지속이 되고 개인차는 있지만 파트너와 본인에게 좀 더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그쪽 전문이 아닌지라 확실하게 대답하기 위해서는 논문을 좀 더 뒤져봐야 하겠지요. :)
Commented by 2071 at 2008/08/30 02:43
그러게요. 왜들 그리 미워하시는지 (.......)
음 감사합니다 ;ㅅ;ㅅ;ㅅ;ㅅ;; 계속 너무 무례한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51
뭐라고 덧글을 달아드리고 싶었지만.. 저도 얼마전에 이웃분이라고 생각했던 분에게까지 꽤나 날카로운 덧글을 받았는지라 무서워서 도저히 못달겠더라고요. 아니 그렇게까지 반응해야할 이야기인지..;;;
무례하지 않아요. :)
흥미로운 이야기인걸요. 물론 저 반응들을 보니 포스팅하고 싶은 생각은 저어 멀리로..;
Commented by 강초장 at 2008/08/29 22:15
글도 재밌는데 짤방이 너무 적절해서.. 진지한 글인데 크게 웃었네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37
노렸습니다! :)
Commented by 유월향 at 2008/08/29 22:51
누군가의 주말농장... 쫌 무섭군요... ㅠ_ㅠ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38
밭하나 초토화 시키는건 일도 아니예요.. 뒷마당에 상추랑 고추를 심은적이 있는데, 이녀석이 새잎만 나오면 먹어치우는 통에..;
Commented by Gullveig at 2008/08/29 23:06
저희 집 강아지는 상추나 양상치는 어쩌다 한번 먹지만 양배추에 열광을 합니다. 잔디는 아직 뜯는 걸 못봤지만 채소를 가리진 않지요. 과일은 없어서 못먹구요. 확실히 개 풀 뜯어먹는 소리라는 말은 개 풀 뜯어먹는 소리임에 틀림없습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39
개도 맛있는걸 알더라고요. :) 맛을 좋아하는건지 그 씹는 느낌을 좋아하는건지.. 물어보고 싶지만..
Commented by Raylene at 2008/08/29 23:50
짤방 넘 귀엽네요 ㅋㅋㅋㅋ
울집 바우도 마당에 있는 나무에서 잎파리를 뜯어먹고는 하는데 그럼 여지없이 토하더군요. 뭐 몸에 나쁜 걸 준것도 아니고 사료 꼬박꼬박 먹이는 건데 속이 안좋은 건지..ㅠㅠ 풀뜯어먹고 좀 후에 켁켁 하고 토해내는 걸 본 적이 있어요...ㅠㅠ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40
뭔가 속이 안좋은거려나요? 그럴땐 물어볼 수가 없으니 정말 답답하지요..;;
바우.. 귀여운 이름이예요. 무슨종류인가요?
Commented by Raylene at 2008/08/30 12:49
울집 바우는! 진돗개랍니다^0^
아부지는 황구, 어머니는 백구...음 반대였던가;
그래서 몸은 하얗고, 귀만 노랗고 그런 진도에요.
을매나 귀엽다구요!!
Commented by 별빛수정 at 2008/08/29 23:52
저희집 강아지는 온갖 과일과 채소를 다 먹어요OTL 과일 좀 먹을라치면 옆에서 달라고 어찌나 성화인지...그런데 조금이라도 시거나 떫으면 안 먹더군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40
아니.. 그런 고급 입맛을 가진 강아지가! :)
Commented by Eclipsia at 2008/08/30 00:38
저는 왜 늘 논점과 그다지 관계가 없는 문구에서 열광하는 걸까요. (하아...; )
'니가 양이냐? 그만두지 못해!'에서 즐겁게 웃으며 덧글을 답니다. :)
- "사람의 소화구조가 초식동물과 같다"라는 말은 참 과학적으로 명백히 참/거짓을 말할 수 있는 문장같단 인상을 줍니다만, 동시에 '어느 부분은' 이란 말을 생략시키고 주장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잠시 해 봤어요. 그런 식으로 오류가 시작되는 거겠죠.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42
'위와 장을 가지고 있다'를 기준으로 삼으면 맞는 말이긴 하지요. :) 물론 주장이 뜻하는 바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바람직 하지 않지만요.
확인해 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08/30 02:35
직접 보면 무지 귀여울것 같은(...>)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2:43
그러니까.. 제 텃밭(또는 남의 텃밭)에서만 먹지 않으면... :)
Commented by 구버달 at 2008/08/30 07:24
제가 예전에 "나두 채식하고 건강해져야지!" 하는 생각으로 샐러드를 자주 먹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설사로 고생을 좀 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생 야채는 사람이 먹기에 적당치 않다" 입니다. 삶거나 쪄 먹는건 괜찮더군요. 뭐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7:36
불이란 위대한 발견을 했으니 잘 써먹어야지요. :)
Commented by 구버달 at 2008/08/30 07:25
그나저나 개가 스스로 풀을 먹어 속을 비워낸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역시 개는 영리한 인간의 영원한 친구...(?)
Commented by Charlie at 2008/08/30 07:37
몸이 아프면 약용효과가 있는 풀을 찾아먹기도 한데요. 대단하죠?
그건 그렇고 오래간만이세요~ :)
Commented by y2k at 2008/08/30 09:11
최근에 두번이나 길고양이가 풀을 한참이나 집중해서 뜯어먹는걸 보고 경악했습니다. 그녀석들도 체했던걸까요?
Commented by 말럽 at 2008/08/30 15:30
고양이들은 자기 털을 핥으면서 상당량은 몸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식도로)
그걸 뱉어내거나 배설(똥꼬..;;)하기 위해서 등의 이유로 풀을 먹는다네요..
내장속에 뭉친 털을 헤어볼이라고 부릅니다. 집에서 사는 냥이들을 위한 헤어볼 사료도 있구요(섬유질이 많다는거죠..)

뭐 이상한걸 먹었을때 일부러 토해내기 위해서 먹기도 할것 같구요...
Commented by 아메니스트 at 2008/08/30 10:23
예전에 개가 실제로 풀을 먹는걸 보고 경악했던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속이 안 좋을때 풀을 먹고 속을 게워낸단 걸 읽고 납득했었죠. 근데 개가 풀을 좋아해서 먹는 경우도 있군요. 늑대가 육식동물이라서 개도 육식동물이려니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잡식동물인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저 짤방 귀여워요+_+ 저런 강아지 좋아하는데;ㅂ;
Commented by 어부 at 2008/08/30 18:26
하하 개 풀 뜯는 사진을 구경하는군요 ^^
Commented by ALICE at 2008/08/31 21:33
예전에 키우던 강아지가 무려 풋고추랑 배추, 시금치를 좋아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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