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와 스페인독감.

몇몇 분들이 몇년전의 스페인 독감(Spanish flu)과 이번 신종플루(H1N1)의 연관성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것 같아 간단하게 작성해 보았습니다.

(1918년 시애틀의 경관들이 마스크를 쓰고 치안을 지키는 사진입니다.)
(출처: Archives.gov)


1918년에 발생해서 1년동안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은  20세기의 흑사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목숨을 앗아갔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2)
사망율은 2.5% 정도였지만, 당시에는 세계 인구의 28%가 감염되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간단한 계산을 해보면 당시의 전세계인구의 0.7%에 가까운 사망자가 났다는 이야기지요(2).

이번 신종플루(H1N1)도 사람들의 가장 큰 걱정은 이 새로운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의 변종이 제 2의 스페인 독감이 될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 우려는 신종플루(H1N1)와 스페인 독감이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더 증폭되었습니다.

공통점 몇가지를 들자면:
1. 둘다 북미지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확실한 특정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긴 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스페인 독감의 발생지중 하나로 미국의 칸자스 지방을 꼽고 있습니다. 신종플루(H1N1)는 멕시코에서 시작했다고 봅니다.

2. 둘다 순식간에 세계로 퍼져나갔습니다. 당시는 세계대전중으로 많은 수의 군인이 세계 각국으로 이동했던 만큼 전파속도가 엄청났었고, 현대의 신종플루는 민간인의 이동이 자유롭고 많아서 세계로 퍼지기가 용이했기 때문입니다.

3. 1918년의 스페인 독감은 기존의 계절독감과는 달리 노약자가 아니라 젊은층들에 더 위험했습니다. 신종플루 역시 주 위험군은 젊은 층이지요.

4. 두 가지 모두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의 변종(H1N1)입니다. (3)
5. 두가지 다 돼지와 연관(4)이 있습니다.


하지만 큰 차이점 역시 존재합니다.
1. 사망율(그리고 사망자 수)입니다. 아직까지는 신종플루(H1N1)의 사망율은 기존 계절독감보다 낮은 수준(>0.1%)입니다. 물론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요.

2. 1918년, 그러니까 90년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예방/신고체계같은 시스템적 발전뿐만 아니라, 타미플루같은 항바이러스/항박테리아제(5)와 백신을 비롯한 의학과 의료기술에서 큰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물론 이 밖에도 많은 변수들이 있기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90년이란 긴 시간입니다. 예전과는 많은것이 달라졌습니다. 불리한 방향으로 바뀐것도 많습니다만, 이로운 방향으로 바뀐것이 더 많습니다. 그게 발전이라는 거겠지요.
그러니, 그동안 축적된 사람의 과학과 의학을 믿어보도록 합시다.

잘 알고 계시지요?
Don't Panic !


추가설명:
1. 당시 세계적인 기록이 부족해서 확실한 사망자수를 따질 수는 없지만 최소 2천만에서 1억명까지로 생각하는 여러 연구가 있습니다.
2. 산수/수학과 사이가 별로 안좋은 만큼 검산따윈 하지 않습니다.;;; 지적해 주시면 바로바로 수정하겠습니다.
3. 두가지 모두 인플루엔자 A의 변종인 H1N1이지만, 읽는데 혼동이 되지 않기 위해서 스페인 독감은 H1N1으로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4. 돼지와 '연관'이 있다고 한 이유는 스페인 독감의 경우 아직 어떤 동물이 숙주가 되었는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사람과 돼지, 두가지 모두에게 감염이 되었다는 기록이 있기 때문입니다.
5. 항박테리아제는 독감바이러스엔 소용이 없지만, 독감으로 인한 2차 감염에는 큰 효과가 있습니다.

참고자료:
America's Forgotten pandemic: the influenza of 1918 (written by Alfred W. Crosby)
http://virus.stanford.edu/uda/
http://www.medsci.org/v02p0087.htm
http://www.archives.gov/exhibits/influenza-epidemic/records-list.html

by Charlie | 2009/11/04 11:46 | 트랙백(1)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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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Frey's small.. at 2009/11/15 21:08

제목 : 신종플루 이야기 - 시류에 영합하는 것이 전부는 아..
촬영지: 신촌역 부근 언론에서 신종플루가 엄청나게 무서운 질병인 것처럼 과장을 하고 있지만, 사실 신종플루라는 것은 크게 무서운 병이 아닙니다. 그저 새로운 형태의 '독감'일 뿐이고, 사망률도 기존 계절독감에 비해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편이지요. 여기에 대해서는 현직 의사분들의 포스팅으로 설명을 대신하겠습니다. 신종플루 괴담 - 이젠 좀 그만하지? - 늑대별님 신종플루와 스페인독감. - Charlie님 개인적으로는 신종플루라......more

Commented by 날아라 도야지 at 2009/11/04 12:23
마스크 쓴 경찰들 보니 섬뜩하네요...더더욱 흑백이라..

새로운 사실 하나 얻어갑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04 13:58
저때는 바이러스등에 대해 알려진지 몇십년 되지도 않았던 때인만큼 더욱 피해가 컸었다는 말도 있어요.
Commented at 2009/11/04 12: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04 13:58
아. 그렇군요~ :)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9/11/04 12:39
그 90년 사이에
감염질환과의 싸움을 위한 무기를 얻고,-남용하다 "제국의 역습"을 당했지만
호흡기질환과의 싸움을 위한 무기를 얻고,-사용이 힘들어서 문제
공중보건에서 든든한 예비군을 얻었으니

차이가 많지요. 그걸 왜곡하니 문제는 문제지만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04 14:00
그리고 단점이라면 저때에 했던것같은 '강제적인' 조치를 행하는데는 많은 애로사항이 꽃핀다는 점도 있을거예요.;;
저때에 비하면 지금은, Dos 시절에서 윈도우로 뛴 정도랄까요. :)
Commented by delius at 2009/11/04 14:58
Charlie님"도" 산수/수학과 사이가 별로 안좋다고 하시니 친근하게 느껴져요 ^^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04 21:54
흑흑흑흑흑흑흑흑흑흑흑 ;ㅁ;
Commented by 지나가다 at 2009/11/04 16:26
대중의 패닉은 도움될 것도 없고 하나도 쓸모없지만... 전문가에게는 우려할만한 근거가 존재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사망률이 낮더라도 이 정도로 유행속도가 빠르다면 최근 몇 년간 위험하다고 지적받아온 SARS, avian flu보다 전염력에서 우월하다는 건데 겨울이 오고 고병원성/치명적 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되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04 21:55
네, 의료인들의 경우는 변이의 가능성에 대해서 좀 더 우려하고 조심해야지요.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다른글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했었어요.
Commented by 늑대별 at 2009/11/04 17:29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요약...감사합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04 21:56
천만에요. :) 늑대별님 이번에 신문에 나셨었죠!!! 대단해요~!
Commented by mybia at 2009/11/04 17:43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신플 치사율이 낮다는 걸 들었지만,
요즘 매체에서 거의 매일이다시피 발표하는 "사망자"는 왜 많은 것 같죠?
사망자수도 보통 독감바이러스에 의한 (기존 천식, 폐렴 등등 위험군) 것이 더 많은 건지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04 21:59
강조해서 보여주니까요. :) 요 몇년간 계절독감으로도 무시못할 수의 사망자가 났습니다만, 그건 뉴스에서 잘 보도하지 않았거든요. 하루에 암이나, 교통사고, 등등으로 사망하는 사람의 숫자도 그렇고요. :)
단지, 위쪽에서 지나가다님이 말씀하신것처럼 갑작스런 변이의 가능성이라던가, 관리를 벗어나 급속도로 퍼질 위험성은 좀 우려되는 부분이지요.
Commented by BeN_M at 2009/11/04 18:14
아, 이런 차이점이 있었군요.
깔끔하게 요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은 90년간에 걸친 인간의 노력을 믿어봐야겠군요^^


P.S. 얼마전 뉴스를 보니 신종플루 걸리셨던 20대 여성 한 분이 뇌염으로 돌아가셨다던데, 혹시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뇌에 들어가서 영향을 미친건지, 혹여 그렇다면 어떤 파급력이 있는건지 궁금합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04 22:02
그건 아직 조사가 진행중인것 같아요. 아무래도 민감한 사항인만큼 발표가 되기를 기대하는건 아직 무리인듯 합니다.
Commented by 0.0 at 2009/11/04 18:24
4. 스페인 독감의 경우...스페인독감의 경우...어느 하나가 신종플루로 바꿔야할거 같은데요~
그까이꺼 너무 호들갑이다~하면서 팔짱끼고 있다가 제가 오늘 머리아프고 목이 살짝 염증있는듯 하니 신종플루 증상이 머였는지 생각해내느라 애 먹었습니다. 물론 푹자고 일어나니 머리 아픈건 덜해졌구요. 혹시 내가? 이렇게 돼니 don't panic은 저멀리;;ㅎㅎ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04 22:04
아.. 둘다 스페인 독감이 맞아요. :) 제가 급하게 쓰느라 '스페인 독감의 경우'를 두번 사용해버렸네요.
Commented by 안구 at 2009/11/04 19:29
궁금했던 점인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제가 신종플루걸리는건 별로 걱정이 안되는데 얼마전 암수술을 받으신 어머니가 걱정이 되네요..ㅠㅠ
안그래도 기관지쪽이 약하시고 감기 잘 걸리시는데..ㅠㅠ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04 22:07
우선은 조심하는수밖에 없겠네요..;; 백신이 많이 부족해서 위험군이 아닌 사람은 내년1-2월에도 공급이 안될것 같다는 전망이예요. 환기와 청결이 아직까지는 가장 유용한 예방방법일듯 합니다.
어머님께서 빨리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Commented by whoz at 2009/11/04 21:25
사망률은 최근 발표되는 의학 논문을 참고하면 약 1%를 넘기는 정도로 그렇게 크진 않지만, 젊은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것과 변종 가능성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는거겠지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04 22:08
네, 사망율은 크진 않지만, 감염속도가 빠르다면 결국 전체 사망자 수는 올라가기 마련이지요. 그리고 오래 머무를수록 변종 가능성도 늘어나고요.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9/11/05 03:45
DOS에서 윈도우로 전환이라... 별로 발전이 없.. (얽!!)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 숙주는 아무래도 XP가 아닌가 싶지요..;;;
윈도우XP에서 윈도우7이라면 굉장히 설득력이 있을지도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10 12:17
제일 많이 사용되었으니까요. 수요가 공급을 부르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999 at 2009/11/06 02:08
오^^ 정말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10 12:17
천만에요. :)
Commented by 흐음 at 2009/11/08 21:14
근데 돼지가아니라 조류랑 관련된게아닌가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9/11/10 12:21
둘다 돼지라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이제는 사람이 주 타겟이지만요...
Commented by 김경화 at 2009/11/12 02:16
뇌로 바로 갈 수도 있는 거 안닌가요? 치사율 0.01%면 만명 발병시 한명은 죽는데 하루 만명확진이니 하루 한명은 죽을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단순계산시 정부는 사망자발표도 미적 대처도 미적 의사 말 안듣고 속상해요
Commented by 신플가라.. at 2009/11/22 18:37
제가 양성으로 확진환자가 되엇네욜...
스페인 독감 신종인플루엔자..
다 위 험 하 죠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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