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평양면옥, 단골은 실망을 넘어.. -한국식(Korean)

단골이 일반 손님과 다른 점이 무엇일까요.
가게의 메뉴를 잘 알게 된다던가, 주인과 잘 알게 된다던가 하는 점도 있지만 문제가 생겼을때 그것을 좀 더 잘 넘길 수 있게 되는것도 한가지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저녁때 누군가 냉면이 먹고 싶다고 했고 몇몇 이름이 나왔지만, 당연하게 평양면옥으로 갔습니다. 사람이 여럿이라 어복쟁반(소)와 만두국 한그릇, 냉면 세그릇을 시켰습니다.
시작은 냉면 사진으로 시작해야겠지요. 사진에 대해서는 아래쪽에서 설명하도록 할테니 평양냉면을 저렇게 먹는게 아니라는 말씀은 잠시 간직해 주세요.
만두국입니다. 육수에 매콤하게 무쳐진 고기가 올라가 있고, 큼직한 만두가 6개 들어있습니다.
만두는 큼직하고 맛있습니다. 간간하니 따로 간장이 필요없더라고요.
어복쟁반(소)입니다. 가격이 좀 되지만, 여럿이 들리면 꼭 시키게 되더라고요. 다들 배가 고팠기에 이때쯤 냉면도 내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야채가 금방 익기때문에 다들 재빠르게 건져먹고 한번 추가해서 고기와 같이 먹었습니다.
분당 평양면옥의 어복쟁반은 다양한 부위의 고기가 나오는것이 특징이었는데, 이날은 우설과 유퉁이 빠져 있더라고요. 나중에 일하시는 분이 지나가면 물어보려다 잊어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주문한 냉면이 아직 오지 않았기 때문이예요. 저녁시간을 약간 비껴가서 손님이 테이블 세개 정도밖에 없었는데, 이상스레 서비스가 늦더라고요.

지나가는 점원분께 냉면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며 몇점 남은 어복쟁반을 비우고 있었습니다만, 다 먹고나서, 한참 서로의 얼굴을 보며 기다릴때까지 나오지 않더라고요. 다시 또 부탁드리고 나서 한참이 지나서 동생이 슬슬 짜증을 내려고 할 찰나, 동생 등 뒤에 서 계시던 점원분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잠깐 눈이 마주쳤다가 시선이 다른데로 돌아가려는 순간, 그  분이 깜짝 놀라면서 혼잣말하듯 입을 움직였습니다.
'아. 냉면.'
.......
황급히 주방으로 들어가시고 나서, 또 한참이 지나서야 냉면이 나왔습니다. 이미 짜증을 내고 있는 동생에겐 제가 본것을 말하지 않았어요.
맨위에 나왔던 사진입니다. 아버지께서 평양면옥에 처음 와보셨기에 일반 냉면으로 생각하시고, 면을 잘라달라고 부탁하셨을때, 아무런 설명도 없이 제가 말리기 전에 가위가 움직였습니다.
게다가, 자른것은 제가 먹을 냉면이었습니다.................
반은 젓가락을 사용해서 먹고, 반은 숟가락으로 떠서 먹었어요. 뜰채가 있었으면 편리할텐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냉면을 먹으려니 맛도 잘 모르겠고, 이날따라 센 육수의 간이 거슬렸습니다. (간때문이야~ 간때문이야~)
이건 동생앞으로 나온 냉면입니다. 사진에 사심이 담겨서 이렇게 찍힌게 아니라, 그릇을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도 저쪽면이 가장 예쁘게 담겨있더라고요.

전체적으로 맛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간이 일산 대동관 수준으로 좀 셋던것을 제외하면 평소의 평양면옥과 그리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 없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이날의 서비스는.......

만약 이날이 분당 평양면옥을 처음으로 방문한 날이었다면 동시에 마지막날이 되었을거예요.

평소엔 접대가 이렇지 않다는것을 잘 알고 있고, 음식맛도 평소엔 더 낫다는 것을 알고 있는만큼, 이날만 무슨일이 있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다음에 또 냉면을 먹을 일이 있다면 다시 방문하겠지요. 단골이란 그런 거겠지요? 아마..?




p.s. 단골이라고 해도 스스로 단골이라고 하는 정도입니다. 가게 주인과 잘 안다던가, 서비스를 받는다던가.. 그런 일은 없어요..


덧글

  • 닭고기 2011/08/18 12:12 # 답글

    아아... 그런 의미의 단골가게라면 저도 있어요.ㅎㅎ 평소에 단골대접도 좀 받고 신경써주는데 10중 1정도 평소 받던 서비스보다 좀 못 미치는 서비스를 받아도 '음 무슨 문제가 있나보다'하고 넘어가는거.
    가족외식이었군요. 가게측에서 조금만 신경써주었으면 소개하는 입장에서 참 좋았을텐데...ㅜ

  • Charlie 2011/08/18 12:14 #

    진짜 단골은 메뉴에 없는것도 부탁한다던가 하는 특별한게 있지만, 자칭 단골인 저는 그런 서비스도 없었다고요. ;ㅁ;
  • 닭고기 2011/08/18 12:22 #

    에구 토닥토닥.ㅠ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진짜 단골이었나봐요. 사라진 꼰파냐메뉴를 찾았더니 메뉴엔 없지만 만들어드릴 수 있다며-헤헤헿
    후다닥
  • Charlie 2011/08/18 12:30 #

    ...다른것보다 '헤헤헹'이 특별히 가슴에 와닿습니다....
  • 유나네꼬 2011/08/18 12:24 # 답글

    헐....[....]
    저도 자칭단골입니다만; 안습한 서비스군요..ㅠㅜ
    .......하지만, 버릴수도 없는것이 인근에 먹을만한 평양냉면집이 전무한 판국이니 말이죠....lililorz
  • 유나네꼬 2011/08/18 12:25 #

    그나저나 잘린 면발을 보니 저의 가슴도 조각날것만 같습니다....
  • Charlie 2011/08/18 12:29 #

    그 이유도 상당히, 아주, 매우, 정말 큰 이유입니다.
    평소엔 예쁘게 말아서 깔끔하게 빨리 내어오시는데 왜 저날은....

    숟가락으로 냉면을 떠먹고 있으려니,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등등의 인생에 대한 의문이 퐁퐁 샘솟..(야)
  • 2011/08/18 13:0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Charlie 2011/08/18 22:51 #

    을지면옥도 그랬나요? 그건 잘 몰랐어요. :)
  • manim 2011/08/18 15:36 # 답글

    여름이라 그런지 간이 쎄진 느낌 받았어요. 그치만 가을이 되면 또 갈겁니다. 흑흑.
  • Charlie 2011/08/18 22:52 #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니었군요. 날씨가 쌀쌀해져도 어복쟁반과 만두국 온면이 있어서 좋은데.. 다음에도 이럼 곤란....
  • leinon 2011/08/18 15:49 # 답글

    메밀면이 짧으면..... 음.... 알프스에서 먹었던 독특한 숏파스타가 생각나네요-_-;;
  • Charlie 2011/08/18 22:53 #

    어떤 파스타였을지 궁금합니다. :)
  • leinon 2011/08/19 00:57 #

    밤가루를 약간 섞은 메밀가루로 반죽해서 올갱이국수만하게 만든 뒤에 세이지 이파리 두개와 버터 한숟갈만 넣어 볶아주는 파스타였습니다. 버터가 워낙 뛰어나니까 그렇게만 해도 예술이더군요 ㅎㅎ

    여튼 그 이야기가 아니라, 식감이 쫀득도 아니고 묘했는데 메밀 냉면을 짧게 잘라버리면 그런 묘~한 식감일 것 같아서요
  • 번사이드 2011/08/27 00:34 #

    알프스쪽 올갱이국수 모양이면 독일식 '슈패츨'같네요^^;
    그 지역에선 중저가 대중식입니다~
  • Tony 2011/08/18 16:41 # 삭제 답글

    간이 세다고 느낀건 저만이 아니었군요...
  • Charlie 2011/08/18 22:54 #

    네, 평소보다 간이 좀 세더라고요. 일행은 밤이 늦어서 그런가..라고도 했지만, 전 '주방에 일하시는 분이 기분이 안좋으신가.. 싶었어요.;;
  • 워드나 2011/08/18 17:14 # 답글

    더 무서운 사실은 평양면옥 중에서 그래도 분당점이 제일 낫다는 것 --;
  • Charlie 2011/08/18 22:50 #

    아니 실제로도 제일 나아요.. 이번엔 왠지 이런저런 일들로 안좋은 기억이 되었지만, 설마 다음에도 이렇지는 않겠지요. 훌륭한 평양냉면집이라 잃고 싶지 않거든요..
  • silverchan 2011/08/18 17:52 # 삭제 답글

    그래서 그런지 지난주에 방문했을때는 냉면이 나오면서 가위로 잘라드릴까요? 라고 묻더군요..평양 냉면이라 당연히 안잘랐습니다 ^^
  • Charlie 2011/08/18 22:55 #

    평양냉면을 자를 필요가 있나 싶은데 말이지요.;;
  • 특공바넷사 2011/08/18 23:05 # 답글

    이런날이 있는거 같아요. 평소엔 너무 맛있고 그래서 친한 사람들한테 엄청 소개하면서 데리고 오면

    꼭 그날따라 맛이 평소보다 못하고 뭔가 조금씩 다른;;; ㅎㅎ
  • Charlie 2011/08/18 23:57 #

    어흑흑흑흑흑 ;ㅁ;
  • 2011/08/19 00:0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키르난 2011/08/19 07:13 # 답글

    자칭 단골에 대해서는 서비스에 대해 다른 집보다 관대해지는 게 특징인데요, 그것도 한계가 있어서 두 번 연속 같은 서비스가 나오면 그 다음부터는 아예 접근을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먼산)
    그러니 그날만 그런 서비스였기를 바랍니다.;; 맛있다고 소문난 집이니 그냥 내치기엔 아쉽잖아요. 무엇보다 대안이 희박하니....;;....
  • 2011/08/20 16:5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Charlie 2011/12/11 20:08 #

    음.. 말씀하신것은 원푸드와는 다릅니다. 덧글이 오래전에 달려서, 어떤 것을 황제 다이어트와 다를바가 없다고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요... 원푸드가 과일 종류고 나머지 식단이 탄수화물을 포함하지 않은 단백질 위주의(닭가슴살이라던가..) 식단이라면 결국 황제 다이어트+저칼로리 다이어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태경 2011/12/10 00:08 # 삭제 답글

    저같은 경우 갈때마다 가위로 잘라드릴까요라고 묻는데요. 뭐...
    이상하게 한번씩 면도 국물맛도 이상할때가 있어 몇달 안가다가 못참겠어서 가보면 또 괜찮고 그래요.
    그래서 이제는 그런가보다. 주방장이 휴가라도 갔나보다 하지요 ^^
    다행이죠 다시 먹을 수 있어서요.
  • Charlie 2011/12/11 20:04 #

    주방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 뀨릴라 2012/02/23 04:35 # 답글

    냉면을 좋아하는데 여기 꼭 한번 가봐야겠네요~
    혹시 평가옥 가보셨나요~?
    집 근처라 가족과 함께 종종 가는데 냉면이나 어복쟁반이나 꽤 괜찮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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