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의 새끼발톱 희노애락

가끔씩 발걸음이 이상한 친구 하나가 있습니다. 
새끼 발가락을 모서리에 자주 찧어서 그렇다며 자신의 부주의 함을 웃음과 함께 넘기곤 했었죠. 

가볍게 찧는 것이 아니라 신발에 피가 배어나올 정도로 심한것을 종종 보아서 가끔 걱정되기는 했지만 
워낙 자주 그러기에 바쁜 생활에 부주의함이 겹친거로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그친구는 자기 발톱을 뽑고 있었던 거였습니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은 사람이 밤에 자기 발톱을 뽑아내고, 
그 상처가 아물고 다시 발톱이 자라면 다시 뽑고, 
뽑을 수 있는 길이로 자라길 기다리거나 
아니면 살이 차오른 다음 발톱 자리에 케라틴 막이 생기는 대로 다시 뽑아내며 지냈던거죠. 

용하게도 패혈증같은게 안생기고 잘도 지냈다 싶었어요. 

왜 새끼발톱이냐고 물었더니 걷기에 가장 불편함이 적은게 새끼발톱이었다고.. 
가만히 있어도 심장 박동처럼 고통이 있을 발가락을 가지고 
어쩌다 걸음걸이가 비틀거리는 것 말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녔었다는게..

친구에게 여러가지 일이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디 상담이라도 받아보는것이 어떻겠느냐라는 말을 꺼내려고 했지만 
안그래도 주변에서 다들 그친구에게 정신병원엘 가보라는 소리를 하는데 거기에 한마디 더 얹을 수가 없었어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그 친구가 힘들때는 뒤에서만 자기들끼리 떠들다가 
조금 다른 행동을 한다고 한목소리로 정신과에 가는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까..라며 
정신과 의사에게 보내면 모든 일이 다 해결될 거라고 믿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마디를 더 할 수 없었어요. 

그냥 생강을 꿀에 재운것 한통을 주고 밤에 잠이 안올때 한잔씩 마시라고. 
그렇게밖에는 할 수 없었어요. 

덧글

  • 아빠늑대 2018/04/14 20:13 # 답글

    아... 그것... 참...
  • 무명병사 2018/04/14 20:25 # 답글

    그렇긴 한데, 결국 고통스러운 건 본인이니까 말이지요...
  • bullgorm 2018/04/15 08:58 # 답글

    아픔이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 '남'의 발톱을 뽑으려는 사람이 많은 요즘, 오히려 자기 발톱을 뽑는 정도면 그게 무슨 문제일까 싶습니다..
  • Barde 2018/07/13 22:27 # 답글

    후우. 안타까운 사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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